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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방식 바꾸자 상승한 尹 지지율...도어스테핑 재개 더 어려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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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방식 바꾸자 상승한 尹 지지율...도어스테핑 재개 더 어려워지나

입력
2022.12.08 04:30
수정
2022.12.08 11: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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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문답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며 미소짓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 전달 방식이 확 달라졌다. 공개 장소에서 즉흥 발언을 자제하고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다.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정돈되지 않은 메시지에 있다고 보고 '직접 소통' 대신 '하향식 소통'으로 위기 관리 전략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도어스테핑 중단하고, 전속 취재 늘고

지난 한 달간 대통령실이 공개한 윤 대통령의 일정 내용을 분석하면, 경호 등을 이유로 풀(pool·대표 취재) 기자 없이 대통령실 전속 촬영 담당자만 동행한 채 진행한 '전속 취재 일정'이 총 14차례나 됐다. 통상 풀 취재는 기자들이 대통령의 현장 행보에 동행해 공개된 범위 내에서 말과 행동을 빠짐 없이 기록한다. 하지만 전속 취재는 대통령실이 중요한 메시지를 걸러 보도자료 형식으로 전달한다. 가령 지난달 국민의힘 비대위원 및 지도부 초청 만찬 일정은 모두발언 공개도 없이 전속 취재로 진행됐다.

반면 언론과 직접 접촉면은 줄었다. 비속어 발언 논란 보도를 문제 삼아 동남아시아 순방 때 MBC 기자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를 내린 게 시발점이었다. 지난달 16일 순방 귀국길에 기내간담회를 열지 않았고, 이틀 뒤에는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공개 설전이 벌어져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문답)도 중단했다.

직접 소통 줄이자 지지율 상승세

공교롭게도 언론 접촉을 최소화하는 동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세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4.2%(11월1주)에서 38.9%(12월1주)로 한 달 만에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은 일단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장기화에 대한 '원칙 대응'을 꼽는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며 대통령의 직접 메시지를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치인은 침묵도 메시지"라며 "윤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에 비해 언론 노출이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참모들이 나설 공간이 줄어 리스크 관리가 안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으로 공개하고, 가짜뉴스 잡고… 소통 방식 바꾼다

도어스테핑 폐지가 지지율을 견인한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도어스테핑 재개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이미 도어스테핑 회의론이 팽배해 있다. 'MBC 기자 탑승 배제' 같은 휘발성 높은 현안 질문이 자주 돌출하면서 도어스테핑을 국정의 큰 그림을 논하는 소탈한 대화의 장으로 여긴 윤 대통령의 당초 구상과 한참이나 멀어졌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매일매일 소화할 휘발성 있는 자잘한 질문들을 대통령에게 직접 묻고, 대통령이 즉석에서 대답하는 자체가 격이 안 맞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안으로 중요한 현안이 있을 때 약식 회견을 여는 방안과 대통령이 주재하는 주요 회의 발언 영상 원본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이달 중 국정과제 보고대회를 생중계로 진행하는 등 행사 기획을 늘려 대국민 소통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국정과제 보고대회는 국민 패널과 민간 전문가 등이 대통령이나 장관과 질문을 주고받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현재 MBC에 요구한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도어스테핑 재개의 명분이 없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의 언론 노출 최소화 전략이 지지율 상승까지 가져오자 도어스테핑 재개는 더 힘들어진 형편이다. 다만 도어스테핑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이 각별하다는 게 변수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도어스테핑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그것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지지율 회복으로 자신감이 붙으면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전격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임 비서관이 도어스테핑 중단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대외협력비서관에 김용진 국민의힘 총무국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통 역량을 강화하고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뉴미디어비서관실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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