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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에서 '3-2'로 기적 연출... 한국, 사상 첫 데이비스컵 2연속 본선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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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에서 '3-2'로 기적 연출... 한국, 사상 첫 데이비스컵 2연속 본선 진출

입력
2023.02.05 18:50
수정
2023.02.05 19:0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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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 대표팀의 홍성찬이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본선 진출전(4단 1복식) 4단식 경기에서 벨기에 지주 베리스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대표팀의 홍성찬이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본선 진출전(4단 1복식) 4단식 경기에서 벨기에 지주 베리스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본선(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회 첫날 1, 2단식에서 패해 벼랑 끝에 몰린 불리한 상황을 뒤집고 만든 대역전극이었다.

박승규(KDB산업은행)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3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본선 진출전(4단 1복식)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종합 점수 3-2로 승리했다.

지난해 최종본선 진출전에서 오스트리아를 3-1로 꺾었던 한국은 2년 연속 세계 16강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는 1981년과 1987년, 2007년, 2022년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 데이비스컵 파이널스에 나가게 됐다. 2년 연속 16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의 16강 가능성은 희박했다. 전날 1단식에서 믿었던 ‘에이스’ 권순우(61위·당진시청)가 지주 베리스(115위)에게 역전패했고, 홍성찬(237위·세종시청)도 상대 에이스 다비드 고팽(41위)에게 완패하면서 흐름이 완전히 벨기에 쪽으로 넘어갔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이날 남은 복식과 3, 4단식 3경기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복식 송민규(복식 147위·KDB산업은행)-남지성(복식 152위·세종시청) 조가 요란 블리겐(복식 53위)-잔더 질(복식 55위) 조에 비해 랭킹이 낮고, 3단식 권순우-고팽, 4단식 홍성찬-베리스 등 세 경기 모두 랭킹에서 벨기에가 우위였다.

한국 테니스 대표팀이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2023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대표팀이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2023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객관적인 전력상 세 경기 가운데 1승을 따내기도 쉽지 않았지만 한국은 기적적인 3연승을 거두며 ‘리버스 스윕’으로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진출에 성공했다.

먼저 복식 송민규-남지성 조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송민규-남지성 조는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요란 블리겐-잔더 질 조를 두 차례 타이브레이크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2-0(7-6 7-6)으로 꺾으면서 대반전의 서막을 열었다.

승부의 분수령은 권순우와 고팽의 두 팀 '에이스' 간 맞대결이었다. 1세트를 고팽에게 내줬지만 2세트부터 평점심을 찾은 권순우는 특유의 기민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샷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2세트에 이어 3세트까지 내리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고팽은 2017년 세계 랭킹 7위까지 올랐던 세계 정상급 선수지만, 흐름을 내주자 3세트 경기 도중 공을 전광판 쪽으로 쳐 보내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역전 드라마를 완성한 것은 마지막 주자 홍성찬이었다. 수비형에 가까운 홍성찬은 서브 최고 시속 213㎞를 찍은 공격형 베리스를 맞아 착실하게 랠리를 이어가며 상대 실책을 끌어내 2-0(6-3 7-6 7-4)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 실책 수에서 21-51로 베리스가 30개나 더 많았다.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은 베리스는 라켓을 집어던지는 등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승규 감독은 승리 후 "(이긴 것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정신이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오늘 일단 복식에서 이겨야 3, 4단식을 할 수 있어서 최대한 승부를 걸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제 1, 2단식에서 모두 패했지만 선수들과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얘기했다"며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주 베리스를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홍성찬은 "부담이 있었지만 앞 경기에서 형들(송민규, 남지성)과 (권)순우가 잘 해줘서 저도 이길 수 있었다"며 "승리가 확정된 이후 저도 모르게 눈물이 조금 났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비형 선수로 평가받는 홍성찬은 "상대를 답답하게 만들자는 전략이었다"며 "앞으로 단점을 더 보완해서 10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테니스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운 대표팀은 오는 9월 열리는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조별리그에 출전해 세계 강호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지난해 파이널스 조별리그에서는 캐나다, 스페인, 세르비아에 3패를 당해 8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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