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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북유럽의 감성으로 피어난 퍼포먼스 – 폴스타 2 듀얼 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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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북유럽의 감성으로 피어난 퍼포먼스 – 폴스타 2 듀얼 모터

입력
2023.02.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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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볼보의 전문 튜너이자, 중요한 파트너였던 폴스타를 볼보가 인수하고 ‘브랜드’로 격상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고성능 브랜드’에 한정될 것 같았다.

그러나 2022년, 현재를 기준으로 본다면 폴스타는 볼보와 조금 더 멀어졌고, 독자적인 브랜드의 가치를 선사하고 있다. 게다가 이채롭게도 ‘폴스타’에서는 처음 제창했던 ‘퍼포먼스’가 담겨 있고, 과거 사이안 레이싱과 함께 이뤄냈던 폴스타의 독특한 디테일을 엿볼 수 있다.

폴스타가 선보이는 퍼포먼스, 과연 어떤 매력일까?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단정함에 가려진 퍼포먼스

주행을 위해 마주한 폴스타 2는 사실 ‘스포티한 차량’, 혹은 ‘퍼포먼스가 우수한 차량’을 보이지 않는다. 폴스타가 최근 공개했던 오픈 톱 모델이나, 프리셉트 컨셉의 영향을 받은 차량이라면 모를까, 볼보의 컴팩트 라인업인 ’40 클러스터’의 영향을 받은 폴스타 2는 그저 상냥하고 단정할 뿐이다.

4,605mm의 전장이나 2,735mm의 휠베이스를 갖춘 차체는 볼보가 지난 2016년 제시했던 컨셉 모델 ’40.2’를 기반으로 한다. 폴스타는 브랜드의 명료함을 더하기 위해 충분히 깔끔했던 40.2의 디자인을 더욱 다듬었고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는 이러한 디자인을 ‘덜어냄의 디자인’이라 말하기도 한다. 자칫 단순하고 밋밋할 수 있지만 프론트 그릴이나 헤드라이드, 바디킷 등의 연출이나 제법 독특한 스타일로 다듬어진 패스트백의 차체 등은 ‘폴스타만의 매력’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시승 차량의 경우 듀얼 모터, 즉 고성능 사양이며 여기에 드라이빙의 감성을 조금 더 강조한 퍼포먼스 팩이 적용도니, 즉 사실 상 구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최고 사양’의 폴스타 2다. 그렇기에 강렬한 감성의 20인치 휠, 그리고 금색의 디테일 등이 매력을 더한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명료하게 다듬은 공간

제법 뛰어난 성능의 차량이지만 폴스타는 결코 힘을 주거나 과시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폴스타 2의 실내 공간은 그저 폴스타의 ‘명료함’ 그리고 브랜드가 그리고 싶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여러 노력과 정성이 담겼다. 볼보와 유사하면서도 한층 단정히 다듬어진 대시보드와 주황색을 강조한 여러 디테일 등이 독특함을 더한다.

선행 개발의 의미가 컸던 폴스타 1와 달리 ‘브랜드의 기반을 쌓는 차량’과 같은 폴스타 2의 실내는 조금 심심하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소비 기준으로 본다면 미래를 위해 타협하고, 과하지 않은 연출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하지만 디테을은 충분하다. SKT와 함께 개발한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역시 폴스타 스타일로 다듬어져 더욱 매력적인 감각을 제시한다.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탁월한 음성인식 기능 및 다채로운 편의 사양의 적용 등으로 ‘가치’를 높인다.

차량의 체격이 그리 크지 않은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가 도드라지는 편도 아니며, 고성능 사양이라고 하지만 스포티한 감각을 주는 시트나 디테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실용적인, 그리고 일상에 손쉽게 녹아들 수 있는 구성을 갖춘 게 전부다.

하지만 금색의 시트 벨트가 분명 일발적인 전기차, 그리고 여느 폴스타 2와 다른 존재임을 강조한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BTCC를 누비던 850 에스테이트처럼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디자인의 제약이 한층 해소됐고, 이전과는 사뭇 다른 차량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폴스타 2는 말 그대로 일상을 위한 평이한 차량과 같다. 그리고 이는 실내도 마찬가지다.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조금 높은 드라이빙 포지션, 그리고 ‘특별할 것 없인 공간’이 폴스타 2의 성능과 움직임을 폄하하게 만든다.

사실 폴스타 2, 듀얼 모터의 성능은 무척 우수하다. 두 개의 전기 모터를 통해 전륜과 후륜에 총 300kW의 출력을 쏟아 붓는다. 이는 환산 시 약 408마력과 67.3kg.m에 이르는 것으로 볼보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리차지 파워트레인’을 웃도는 수준이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이러한 풍부한 성능을 앞세워 컴팩트한 세단은 꽤나 맹렬히 달리는 모습이다. 실제 브랜드가 밝힌 제원에 따르면 정지 상태에서 단 4.7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민첩성을 갖췄다. 이는 말 그대로 ‘어지간한 스포츠카’ 보다 따른 수치다.

다행이라는 점은 ‘성능을 자랑하거나 과시하지 않는’ 차량의 성격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너무나 부드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가속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강력한 힘이지만 운전자가 당황하지 않게, 가장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최고 속도 역시 인상적이다. 최근 볼보는 보다 안전한 차량, 그리고 도로를 위해 차량의 최고 속도를 180km/h로 제한헀다. 폴스타는 이러한 정책의 공유하는 건 아니지만 ‘기조’는 외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폴스타 2 듀얼 모터는 무려 205km/h까지 달린다.

내연기관, 고성능 차량들이야 250km/h 혹은 300km/h를 넘보는 경우도 흔하지만 전기차로 200km/h 이상의 속도를 언급하는 건 꽤나 이채로운 일이다. 참고로 싱글 모터는 160km/h로 제한되어 비슷한 전기차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여기에 원 페달 드라이빙을 지원하고, AWD 구동 방식으로 안정감을 더한다. 실제 주행을 하는 내내 강력한 토크를 꽤나 능숙하게 조율하고, 상황에 따라 무척 적극적인 회생 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폴스타의 전기차’가 완성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더불어 주행 템포를 끌어 올리더라도 부족함은 드러나지 않는다. 단순히 조향 감각 외에도 차량의 전반적인 움직임에서도 만족감이 상당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더라도 운전자의 부담이 크지 않고, 차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이는 퍼포먼스 팩에 적용된 폴스타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올린즈’ 서스펜션과 출력을 능숙히 억제하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그리고 우수한 성능의 타이어 등이 조율된 결과다. 덕분에 얌전히 생긴 폴스타 2는 그 어떤 차량보다 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달릴 수 있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참고로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난 1990년대, 영국의 투어링 카 대회 BTCC 및 유럽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했던 볼보의 레이스카, 볼보 850 에스테이트 레이싱이 떠오른다.

직선적인 볼보 특유의 디자인, 그리고 여느 레이스카들과 다른 왜건의 차체를 가진 850 에스테이트 레이스카는 세단, 쿠페 등을 기반으로 했던 다른 레이스카와 경쟁했고, 더 빨리 달렸다. 보기와는 다른 모습으로 유럽의 여러 브랜드들과의 경쟁을 하며 ‘자신의 퍼포먼스’를 입증한 것이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더불어 폴스타 2의 움직임이 절박하거나 처절하지 않다.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그리고 정숙하게 달리며 입증해 ‘폴스타의 가치’를 능숙히 전하는 모습이다. 물론 이보다 더 빠른 차량, 더 강력한 차량이 있겠지만 ‘폴스타의 퍼포먼스’ 역시 충분한 것이다.

한편 폴스타 2 듀얼 모터에는 78kWh 크기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되어 1회 충전 시 334km(복합 기준)에 이르는 준수한 주행 거리를 제시한다. 참고로 차량의 공인 전비는 3.8km/kWh(복합 기준)로 평이한 수준이지만 성능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 2 듀얼 모터

폴스타의 선봉장

폴스타 2는 잘 만들어진, 그리고 견실한 매력을 품은 전기차다. 하지만 브랜드를 대표하는 선봉이라 하기엔 분명 여러 모로 부족한 모습이다.

실제 체격, 성능, 가격 등 각종 요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차량을 쉽게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길 수 없을 것이다. 1990년대의 모터스포츠 무대를 누볐던 850 에스테이트 레이스카와 같이 말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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