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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300명 사망" 초 단위로 커지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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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300명 사망" 초 단위로 커지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입력
2023.02.06 19:30
수정
2023.02.07 0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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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난민 대거 거주·건물도 낡아 지진 피해 커
튀르키예, 단층대에 있어 큰 지진 자주 발생
미 USGS "사망자 1만 명 달할 수도" 비관적 예측

6일 튀르키예 남부 지카흐라만마라슈주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 앞 차량이 파손돼 있다. AP 뉴시스

6일 튀르키예 남부 지카흐라만마라슈주 인근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디야르바키르의 무너진 건물 앞 차량이 파손돼 있다. AP 뉴시스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 접경 지역에서 6일 오전(현지시간) 규모 7.8의 대형 지진이 일어났다. 최소 2,300명의 사망자, 2만여 명(오후 5시 30분 기준· 한국 시간 밤 11시 30분)의 부상자가 나온 참사다. 그러나 지진 피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최종 사상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지진의 강도(7.8)는 튀르키예 역사상 최대 규모로 분석되는 데다, 최소 18차례의 여진도 이어지고 있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 국제사회도 희생자 애도와 복구 작업 지원의 뜻을 적극 표하고 나섰다.

양국 사망자 2300명 육박...피해자 수 더 늘어날 듯

외신 보도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 발표 등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4시 17분쯤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에서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 7 이상의 강진이다 보니 튀르키예 남부 지역인 △말라티아주 △우르파주 △오스마니예주 등의 건물이 수십, 수백 채 와르르 붕괴됐고, 이에 따라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특히 대부분 잠을 자던 새벽 시간에 지진이 발생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에 매몰된 사상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지안테프에 거주하는 에르뎀씨는 "세 번 큰 충격에 건물이 흔들렸다"며 "내가 살아온 40년 동안 그런 것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미 CNN방송은 이날 오후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 발언을 인용해 "10개 도시에서 1,700개 이상의 건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최소 91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도 진앙과 가까운 탓에 큰 피해를 입었다. 시리아 당국은 지진 발생 초기 △알레포 △라타키아 △하마 지역이 강진 피해를 봤으며, 111명이 사망하고 516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은 시리아에서 최소 237명이 목숨을 잃고 639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사망자는 현재까지 2,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장은 현재까지 튀르키예 10개 지역에서 1,49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에서 사망자는 최소 810명에 달한다. 양국 부상자 수는 2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수색 작업이 진행될수록 인명 피해 규모도 커지는 양상이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즈마린 마을의 한 건물이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 강진이 발생한 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 아즈마린 마을의 한 건물이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미 지질조사국 "사망자 1만 명 달할 가능성 31%"

튀르키예는 유라시아판과 아라비아판 사이에 있는 '아나톨리아 단층대'에 자리를 잡고 있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두 개의 대륙판이 충돌하면서 지각이 불안정해지고, 결국 크고 작은 지진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실제 튀르키예에서는 최근 25년 동안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7차례나 일어났다.

특히 이번에 튀르키예를 덮친 규모 7.8의 강진은 1939년 튀르키예 북동부 에르진잔주에서 일어났던 이 나라 역사상 최고 강도 지진과 동일한 위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당시 지진으로 숨진 희생자는 3만 명에 가깝다.


6일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 파자르즈크 마을의 건물이 붕괴돼 있다. 연합뉴스

6일 발생한 규모 7.8 지진으로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 파자르즈크 마을의 건물이 붕괴돼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강진에 따른 최종 사망자 수가 '최대 1만 명대'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다. 미 지질조사국은 100~1,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확률을 34%, 1,000~1만 명의 사망자가 나올 확률을 31%로 추산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튀르키예 남부 시리아 접경 지대엔 내전을 피해 이주해 온 난민이 대거 머물고 있는데, 건물들이 대부분 낡고 내진 설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지진에 극도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칼 랭 조지아테크 대학 교수는 CNN방송에 "지표면에서 느껴지는 진동의 크기는 지진의 규모와 진원의 깊이로 정해지는데, 오늘 지진은 드물게도 진원의 깊이도 얕고 규모도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이번 지진은 인근 레바논과 사이프러스, 이스라엘, 이집트 등에서도 감지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앞서 튀르키예는 1999년에도 서부 이즈미트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지진으로 1만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인 2020년 10월에도 에게해 사모스섬에서 발생한 규모 7의 지진으로 최소 24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쳤다. 같은 해 1월에는 동부에서 규모 6.7 지진이 발생, 최소 22명이 숨지는 등 끊임없이 지진 피해를 입고 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교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튀르키예 대사관이 지역 한인회 등을 통해 교민 피해 상황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인적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튀르키예 남동부에는 교민이 거의 살지 않고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 지역이라 평소 여행객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유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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