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 후 가장 혁명적 기술로 챗GPT 꼽아
"AI가 가진 문제, 최소 2년 내 해결될 것"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오픈AI의 챗GPT에 대해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 발전"이라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GUI란 도스(DOS)처럼 문자를 입력하는 대신 아이콘과 마우스를 이용해 명령하는 사용자 환경을 일컫는다. 대표적인 게 MS의 윈도(Windows)다.
게이츠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렸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챗GPT의 등장 의미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나는 일생 동안 '혁명적'이란 인상을 준 두 가지 기술을 봤다"며 1980년에 처음 목격했다는 GUI와 챗GPT를 꼽았다.
게이츠는 챗GPT에 처음으로 경외감을 느꼈던 순간을 소개했다. 챗GPT 등장 이전인 2016년부터 오픈AI와 인연을 맺어 왔다고 밝힌 그는 "지난해 중순쯤 나는 그들의 작업에 너무 흥분해 그들에게 과제를 줬다. AP 생물학(미국 고교 생물학 교육과정) 시험에 합격하도록 AI를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AP 생물학 시험을 콕 집어 말한 건 이 시험이 단순한 과학적 사실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생물학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요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게이츠는 "나는 이 도전이 그들을 2~3년 동안 바쁘게 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불과 몇 달 만에 그 과제를 끝냈다"며 "지난해 9월 다시 만났을 때 나는 AI가 AP 생물학 시험 60문제를 풀고 그중 59문제를 맞추는 것을 경외감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이날 시험에서 오픈AI의 AI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게이츠는 "AI의 발전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개인용 컴퓨터(PC), 인터넷 그리고 휴대폰만큼이나 근본적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AI는 사람들이 일하고 배우고 여행하고 건강 관리를 받고 서로 소통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며 "전체 산업의 방향이 AI를 중심으로 바뀔 것이고, 기업은 그것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했다.
"맥락 잘못 이해하는 문제 있지만, 근본 한계 아니다"
그는 다만 현재의 AI가 갖고 있는 문제도 짚었다. 게이츠는 "현재 AI 모델은 사람이 요청한 것의 맥락을 잘못 이해하고 이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며 "AI에 가상의 것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면 잘할 수 있지만, 여행에 대한 조언을 요구하면 존재하지 않는 호텔을 제안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AI는 추론에 어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학 문제에 잘못된 답을 주는 것과 같은 문제도 보인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런 문제들은 '근본적인 한계'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게이츠는 "개발자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2년 내, 아마도 훨씬 더 빨리 수정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게이츠가 창업한 MS는 오픈AI의 핵심 파트너다. MS는 오픈AI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고, 자사의 윈도와 검색엔진 '빙'(Bing), 워드·엑셀·파워포인트 같은 사무용 소프트웨어에 오픈AI의 AI 모델을 적용했다. 게이츠는 1975년 MS를 공동 창업하고 2000년 물러나기 전까지 25년간 MS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젠슨 황 "AI의 아이폰 시대 시작됐다"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이날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AI의 '아이폰 시대'가 시작됐다"며 "생성형 AI가 모든 산업을 재창조할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혁명을 불러온 아이폰의 등장만큼 생성형 AI 또한 많은 것을 바꿀 것이란 얘기다. 엔비디아는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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