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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중러 정상 만난 날 우크라 전격 방문... “비살상 장비 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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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중러 정상 만난 날 우크라 전격 방문... “비살상 장비 등 지원”

입력
2023.03.22 09:02
수정
2023.03.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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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3,000만 달러 상당 비살상 장비 제공,
에너지 4억7,000만 달러 무상 지원 밝혀
"우크라이나에 평화 돌아올 때까지 지원"
젤렌스키, "일본 인도적 지원에 강한 기대"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악수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악수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으로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연대를 표명하고, 3,000만 달러(약 392억 원) 상당의 비살상 장비 제공 등 새로운 지원 의사도 밝혔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및 일본’과 ‘서로 손잡은 중국과 러시아’의 대립 구도가 한층 선명해졌다.


기시다 "러시아 침공은 폭거... 우크라 평화 돌아올 때까지 지원"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비판하고 “키이우와 부차를 방문해 참극을 직접 목격하고, 이를 다시 한번 강하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5월에 열리는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법치주의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표명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 없는 지원 의사도 밝혔다. 지금까지 결정 또는 발표한 총 71억 달러(약 9조2,800억 원) 규모의 지원을 착실히 이행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금을 통해 3,000만 달러 상당의 살상 능력이 없는 장비를 새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해 새로운 4억7,000만 달러(약 6,145억2,500만 원) 무상 공여를 약속했다.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도 일본은 지원을 계속해, 우크라이나의 대지에 평화가 돌아올 때까지 함께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견에서 “일본은 국제질서의 수호자이자 우크라이나의 오랜 친구”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일본의 인도적 지원, 특히 지뢰 제거와 피해 복구 협력에 강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 온라인으로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이날은 시진핑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만나 협력을 확인한 날이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에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체성 회복 등을 담은 평화안을 지지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석과 온라인 회담을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신호는 받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 구체적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의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회 공동묘지를 방문해 러시아군에 희생된 민간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국제질서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부차=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의 우크라이나 정교회 교회 공동묘지를 방문해 러시아군에 희생된 민간인들을 추모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국제질서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고 비난했다. 부차=AFP 연합뉴스


기시다, 우크라 방문 세 차례 추진 무산... 국회 사전 통보 안 하고 전격 단행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본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 총리가 국제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에 방문한 것도 처음이다. 전격적 방문에는 우여곡절이 따랐다.

올해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기시다 총리는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키이우 방문을 추진했다. 2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지난해 말, 올해 2월 등 세 차례 모색했지만 일정에 여유가 없거나 전황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암묵적 반대 등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5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도를 방문하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3월 초쯤 방문을 결정했다.

보안에도 철저히 신경 썼다. 직전에 정부 전용기를 타고 인도를 방문한 기시다 총리는 애초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도쿄로 돌아오는 대신 우크라이나로 가기 위해 전세기를 타고 폴란드로 향했다. 인도에 함께 방문했던 일본 기자단도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기시다 총리는 폴란드에서 열차에 탄 후에야 연립여당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 방문을 알렸다. 일본에선 국회 회기 중 총리나 각료가 해외에 가려면 국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도 국회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데 대해 “이해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대신 기시다 총리가 귀국한 후 국회에서 상세히 보고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키이우에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에 헌화 후 참배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키이우에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에 헌화 후 참배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미국 "역사적 방문 강력히 지지"... 중국은 "상황 악화시키지 말길" 견제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미국은 크게 환영했다.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얼마나 강력히 대응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베단트 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우리는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고 유엔 헌장과 보편적 가치를 지지하기 위해 역사적 방문을 결정한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일본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평화 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으나, 기시다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선 “일본은 그 반대쪽이 아니라 정세를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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