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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떨어지듯" 카지노 대부의 '화무십일홍' 그린 최민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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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떨어지듯" 카지노 대부의 '화무십일홍' 그린 최민식 [인터뷰]

입력
2023.03.26 14:24
수정
2023.03.2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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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카지노' 종영 인터뷰
"차무식, 평범한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
결말 호불호엔 "욕망에 미친 사람에게 맞는 엔딩"

※ 이 기사에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배우 최민식이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차무식이라는 캐릭터가 전형적인 빌런이었다면 아예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어쩌다 보니 흙탕물에 빠지기도 하는, 아주 평범한 한 사내의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최민식이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차무식이라는 캐릭터가 전형적인 빌런이었다면 아예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어쩌다 보니 흙탕물에 빠지기도 하는, 아주 평범한 한 사내의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최민식)은 자신의 뒷배인 빅보스 다니엘의 명령을 거역하며, 마지막 회에서 결국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아끼는 후배 양정팔(이동휘)과 이상구(홍기준)를 은신처로 부른 차무식은 조촐한 만찬을 준비하며 꽃병에 시들어 가는 빨간 꽃을 꽂는다.

이 꽃은 드라마 초반 나온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듯 권력이나 부귀영화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뜻)을 떠올리게 한다. 맨손으로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제왕이 된 차무식은 결국 꽃이 지듯 믿었던 후배 정팔에 의해 허망하게 죽는다.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민식(61)은 "그냥 꽃잎이 떨어지듯이, 느닷없이, 그것도 가장 애정하는 후배에게 그렇게 가는 게 욕망에 미쳐 날뛰던 놈의 결말로 옳은 게 아닌가 생각했어요." 은신처에 놓인 시들어 가는 빨간 꽃도 '화무십일홍'을 염두에 둔 최민식이 직접 미술팀에 부탁한 소품.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결말을 두고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있었다. 특히 극 내내 용의주도하고 꼼꼼한 차무식이 유독 정팔 앞에서는 그 어떤 의심도 하지 않는 부분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최민식도 "그게 참 딜레마였다"고 털어놓았다. '왜 얘(정팔)만 예뻐하느냐'고 강윤성 감독에게 물었을 정도. 최민식은 서사의 빈틈을 캐릭터 해석과 정팔을 연기한 이동휘와의 합으로 메워 나갔다. "거침없이 권력을 휘어잡고 자기 욕망을 위해 질주하던 인간이지만 그도 결국 인간이라는 빈틈을 드러낸 거죠. 동휘도 참 잘 받쳐줬고요. 재즈처럼 합을 맞췄어요."

'카지노'를 구성하는 가장 큰 줄기는 차무식의 연대기다. 차무식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사기나 살인교사를 마다하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을 끔찍이 챙긴다. 선도, 악도 아닌 듯한 차무식이라는 캐릭터를 최민식은 '살다 보니 흙탕물에 빠지기도 하는 평범한 사내'로 정의했다. 그는 "차무식이 단선적인 나쁜 놈이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주 평범한 사람이 악인이 될 수 있고 모진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최민식은 인터뷰 내내 이동휘와 손석구 등 함께 극을 만든 후배들을 추켜세웠다. 그는 "'요즘 친구들은 팀플레이의 개념을 확실히 아는구나' 싶었다"면서 "고시 공부하듯 대본을 펴놓고 매일 회의하던 친구들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코리안데스크 오승훈 역을 맡은 손석구에 대해선 "나도 대본을 읽으며 '대체 오승훈이 어떤 경찰이지' 싶었는데 석구가 캐릭터를 빌드업해 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카지노'는 MBC '사랑과 이별'(1997년작) 이후 "긴 호흡이 그리웠다"던 최민식이 25년 만에 선택한 드라마. 늘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그가 앞으로 찍고 싶은 작품은 의외로 '힐링물'이다. "자극적인 것 말고, 가족간의 이야기와 같은 따뜻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카지노'에서 20년 만에 만난 배우 이혜영하고 '다음엔 로맨스로 만납시다' 했어요. 좋은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자꾸 생기네요."

배우 최민식은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음 작품으로는 자극적인 것 말고, 가족간의 이야기와 같은 따뜻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우 최민식은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음 작품으로는 자극적인 것 말고, 가족간의 이야기와 같은 따뜻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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