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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앞에서 "김문기, 나랑 같이 李에 대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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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 앞에서 "김문기, 나랑 같이 李에 대면보고"

입력
2023.03.31 18:20
수정
2023.03.31 19: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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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공판 유동규 증인 출석 법정 대면
"김문기, 2009년 세미나 전 李 접촉 가능성"
李 "사진 찍고 연락처 있다고 다 친하냐"
장외도 시끌... 이재명에 날계란 투척도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8년 10월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후 이 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왼쪽)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18년 10월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임명장을 받은 후 이 지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법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앞에 두고 이 대표에게 불리한 주장을 쏟아냈다. 유 전 본부장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사적·공적으로 친분이 없었다"는 이 대표 주장과 상반된 증언을 했다.

유 전 본부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대표는 2021년 12월 대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방송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공사에서 김 전 처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했고 2015년 이 대표 및 김 전 처장과 호주·뉴질랜드로 해외출장을 함께 갔다.

재판 전부터 "거짓말을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날을 세운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함께 참석한 2009년 8월 공동주택 리모델링 활성화 정책 세미나에 대해 "주최 측 간사였던 김 전 처장과 연락하지 않았더라면 (이 대표가) 초대되지 않았을 것이라 접촉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검찰이 이에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소개하고 연락처를 나눴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세미나 규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토론자와 발제자 등이 서로 친밀하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의 2014년 업무 보고 메모 중 "위례신도시 개발 수익금 관련 '2층 보고'"라는 대목도 주목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 주무부서를 통해 서면 보고하는 거라면 굳이 '2층 보고'로 작성해둘 이유가 없다"며 "2층 보고는 일반적으로 시장실 대면 보고이고 시청 공무원들이 공사 직원들의 직접 보고에 불만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그러면서 '김 전 처장이 공사에 입사한 이후 이 대표에 알려주거나 소개해줬나'라는 검찰 질문에 "같이 보고하러 간 적 있다"며 "(이 대표가) 이미 아는 사람이라서 소개할 이유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유 전 본부장과 이 대표는 이날 서로를 가끔씩 흘끗 바라볼 뿐 눈을 마주치진 않았다.

이재명 측 "사진 찍었다고 가까운 사이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지난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손을 맞잡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 대표 측은 이날 직접 모은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김 전 처장과 사적으로 친밀하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전 처장 휴대폰에 '이재명' 연락처 최소 2개와 이 대표 생일이 저장돼있는 것을 두고는 "연락처가 있다고 서로 인지하는 건 아니다"며 "생일 저장은 김 전 처장의 개인적 성향일 뿐 축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김 전 처장이 '이재명' 공식 채널과 주고받은 메시지"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 호주·뉴질랜드 출장에서 골프를 치고 함께 찍힌 사진이 여러 개 있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친분은 부인했다. 이 대표 측은 "패키지 여행을 가면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엄청 친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같은 프레임에 있었다는 이유로 가까운 사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2009년 리모델링 세미나를 포함해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의 교류 가능성을 거론하자 "이름과 얼굴을 기억할 만한 자리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의 공적 관계에도 선을 그었다. 결재란에 김 전 처장과 이 대표 이름이 기재된 문서가 여럿 있지만 대면 보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이 살아생전 '(이재명 시장에게) 개인적으로 보고한 적도 없고 그럴 위치도 아니다'라고 했다"며 "유한기 전 공사 개발사업본부장도 '시장실에 혼자 간 적 없다'고 했는데, 팀장급인 김 전 처장은 더욱 그럴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외 싸움도 소란스러웠다. 이 대표 반대자들은 오전·오후 재판 시작 1시간 전부터 "이재명 감방"이라는 고성을 질렀고, 김건희 여사 특검을 주장하는 이 대표 지지자들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80대 남성이 이 대표를 향해 날계란 2개를 던졌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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