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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 딸 졸업식 영정 들고 간 엄마 "'저건 또 뭐야' 소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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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피해 딸 졸업식 영정 들고 간 엄마 "'저건 또 뭐야' 소리 들었다"

입력
2023.04.13 08:57
수정
2023.04.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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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근 거리며 냉대, 투명인간 취급 당했다”
학교 측 “미리 상의 안 돼, 놀란 반응이었을 것”

고(故)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씨 페이스북 캡처

고(故)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씨 페이스북 캡처

권경애 변호사가 재판에 불출석하면서 학교폭력 소송에서 패소한 고(故) 박주원 양의 모친이 과거 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졸업식에 참석했다가 냉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로부터 “저건 또 뭐야”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는 것이다.

박양의 어머니 이기철씨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영혼이 참석했던 ○○여고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5년 학폭으로 사망한 딸의 2018년 2월 8일 졸업식에 영정사진을 들고 참석했다.

당시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은 졸업식에 간 자신을 냉대했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그는 졸업식장에 들어가기 전 한 교사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떻게 오셨냐, 어머니가 원하시는 게 뭐냐”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가 “졸업식에 참석해서 발언할 것”이라며 “학교 차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딸과 남은 가족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하자, 해당 교사는 “그건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고 한다.

졸업식장에서도 냉대가 이어졌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의 눈빛은 뜨아함 그 자체였고 혹은 수근거리기도 했다”며 “한 명의 여교사는 주원이의 영정사진을 쳐다보며 ‘저건 또 뭐야’라고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이사장을 비롯한 내빈, 교사들 그 누구도 나와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투명 인간 취급을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교장은 이씨에게 당초 약속한 발언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이씨는 전했다. 이에 이씨가 “발 빠르게 마이크로 향하자, 그제서야 교장은 마이크를 잡고 서서 잠시만 멈추고, 주원 어머니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하니 들어보자”며 자리를 내줬다는 것이다.

이씨는 단상에서 "아까 교장 선생님께서 주원이와 저를 소개할 때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아이라고 단순히 말씀하셨지만 주원이는 학교폭력 ○○여고 왕따 사건으로 시달리다 하늘나라로 간 아이이고, ○○여고는 주원이가 그렇게 당한 것에 대해서 가해자, 피해자 없음으로 처리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졸업생 403명 중에 단 한 명도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 여러분 모두가 사회로 나가 시련이 생긴다 해도 실망하지 말고, 주원이처럼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외면하지 말고 손잡아 주고, 어른들의 비겁함을 배우지 말고, 젊은 여러분이 희망이니 사람답게 함께 사는 세상, 스스로 주인이 되어 만들어 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발언하는 내내 교장은 안절부절못하며 마이크를 뺏으려고 했고, 중간중간 마이크 뺏기지 않으려고 저지했다”며 “이사장은 정중한 인사 한마디도 없었고,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무시하고 나갔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사전에 이씨가 졸업식 참석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당황한 것이었을 뿐, 냉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박 양이 졸업한 ㅇㅇ여고 관계자는 “당시 어머니(이씨)가 학교와 졸업식 참석을 미리 상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갑자기 상복 차림으로 영정 사진을 들고 왔을 때 한 교사가 놀라서 ‘저게 뭐야’라고 놀란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교사가 거기 (나쁜) 감정을 섞어서 표현하겠나”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교장 선생님은 퇴직을 하셨고, 당시 졸업식 식순에 따라 식을 진행했으며 학생들이 퇴장하기 전에 어머니가 마이크를 잡고 발언한 것으로 안다”라며 “(이씨가 주장한) 이사장 태도 부분은 확인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어머니(이씨)가 자녀를 잃고 오신 졸업식에서 받아들인 대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 일일이 ‘맞다’, ‘안 맞다’ 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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