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기재위 전체회의서 상정 않고 숙의하기로
국민의힘이 대규모 재정사업의 추진 여부를 가늠하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 처리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여야가 국가 재정 건전성 유지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을 미루고 예타 면제 기준만 완화하려는 것에 대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1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여당은 17일 예정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의결하지 않고 숙의 기간을 갖기로 했다. 당초 개정안은 12일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를 통과해, 17일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개정안은 사회간접자본(SOC), 국가연구개발(R&D) 사업의 예타 대상 기준 금액을 총사업비 기준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국가 재정 지원 규모도 기존 300억 원 이상일 경우 예타를 거치도록 하던 것을 500억 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예타 대상 기준은 제도가 도입된 1999년 이후 한 차례도 변경되지 않았다. 이에 그간의 경제, 재정규모 성장에 맞춰 예타 기준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재정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선심성 퍼주기 예산 사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여당이 재정준칙 도입과 예타 제도 개편을 연계해 추진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예타 면제 기준 완화부터 우선 추진하게 되면서 '포퓰리즘' 비판이 제기됐다.
여당 기재위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예타 면제 기준 완화는) 지난해 12월 이미 (여야 간) 잠정 합의를 했고 정부도 동의를 했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총선이 가까워오면서 여야 합작, 포퓰리즘 아니냐는 말이 나와서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보고 야당 간사, 기재위원장과 관련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단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종 방침은 17일 윤영석 기재위원장 및 여야 간사 간 논의를 통해 확정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추후 예타 면제 기준 완화와 재정준칙 도입의 연계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에 공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류 의원은 "예타 면제 기준 완화가 재정준칙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재정준칙)은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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