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스미스 전 SAS 요원 재판서 판단
재판부 "호주와 호주군 명예 더럽혔다"
'전쟁 영웅'으로 불리던 밴 로버츠-스미스 전 호주특전사(SAS) 요원의 아프가니스탄 파병 당시 민간인 학살 의혹이 사실로 인정됐다. SAS 일원으로 2006~2012년까지 6차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은 다수의 작전에서 공적을 세워 2011년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1일 호주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앤서니 베산코 호주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이 현지 신문사 '나인'(Nine)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기각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던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과 호주 군인들이 민간인 학살에 가담했다"는 나인 신문 등의 보도가 "사실에 부합한다"고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가 인정한 민간인 학살 사례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이 2012년 9월 아프가니스탄의 다완 마을 절벽에서 수갑이 채워진 농부를 발로 차 떨어뜨린 후 사살했다"는 보도다. 이어 재판부는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이 기관총으로 아프가니스탄 죄수를 등 뒤에서 사살한 후 동료에게 다른 죄수의 머리를 총으로 쏘라고 명령했다"는 보도도 사실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은 군사 참전과 관련한 법규와 도덕을 어긴 범죄자"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자행한 행동은 호주와 호주군의 명예를 더럽혔다"고도 지적했다.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은 2018년 나인 신문 등이 자신과 관련된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학살 의혹을 보도하자 2019년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후 의혹과 관련된 증인 41명에 대한 신문을 진행했다. 판결 직후 로버츠-스미스 전 요원의 변호사인 아서 모제스는 "6주 내에 연방법원 전체재판부에 항소를 제기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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