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소재 '양극재' 생산 1위
2027년까지 14조 원 기업 투자 확정
공장 증설 속도 더뎌 수요 못 따라가
특화단지 지정되면 인·허가 신속 처리
용수·전력·도로 등 기반시설 정부 지원
"50년 철강산업 노하우...포항 최적지"
경북 포항시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함께 국가 3대 첨단전략산업에 포함된 이차전지(배터리) 특화단지 지정을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1970년대 이후 50년 넘게 철강업을 이끌면서 체득한 경험과 기술경쟁력을 배터리 산업에 이식해 대한민국 미래 발전의 한 축으로 또다시 도약하겠다는 구상에서다.
15일 포항시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소재 기업인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의 시설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특화단지 지정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며 "대폭적인 규제 완화와 신속한 각종 인·허가 처리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27년까지 확정된 배터리 기업의 포항 투자 규모는 14조 원 이상이다.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한 양극재 공장 증설에 이어, 양극재에 필요한 황산코발트와 수산화리튬, 전구체 생산 기업의 시설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인 양극재의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에코프로가 포항에 터를 잡은 이후 포스코퓨처엠 등 유명 배터리 기업의 투자가 잇따라 포항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만 15만 톤을 넘어섰다. 이는 전기차 160만 대를 생산하는 양으로, 2030년에는 100만 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병가 중인 이강덕 포항시장도 국민의힘 김정재(경북 포항북) 김병욱(경북 포항남울릉) 의원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포항은 배터리의 심장이라 불리는 양극재를 국내도 아닌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도시”라며 “14조 원의 대규모 투자가 확정돼 있는 만큼 특화단지로 지정돼 국가 차원의 육성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화단지 구축 필요성은 세계 배터리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있다. 기업의 공장 증설 속도가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종철 에코프로 상무는“고객사 수요에 맞춰 생산공장을 늘려 나가는데도 각종 인·허가 절차와 용수, 전력 등 필수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도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예상되는 특화단지 지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양극재 최대 생산이라는 장점과 더불어 포항은 배터리 원료와 제품 수출·입이 가능한 영일만항을 비롯해 철도, 공항,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물류·교통 여건 입지가 강점이다. 또 포항공대, 한동대 등 주요 대학과 가속기연구소, 나노융합기술원, 금속소재산업진흥원 등의 연구시설까지 배터리의 초격차 기술을 이끌 제반 여건이 이미 갖춰져 있다는 평가다. 정명숙 포항시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배터리 핵심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이 급성장한 것도 포스코그룹이 지난 50년간 포항에서 철강소재 산업을 육성하며 얻은 기술력과 경쟁력 덕분”이라며 “배터리 특화단지는 지역적 안배나 정치적 계산이 아닌 국가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과 이를 통한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고려해 포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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