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에 이어 관악구에서도 보호소 내 고양이가 조류인플루엔자(AI) 에 감염된 가운데, 고양이 보호소가 급여하던 사료에서 AI 항원이 검출됐습니다. AI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 등으로 만든 사료의 유통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방역 당국은 해당 사료의 회수를 명령하고 추가 역학조사에 착수했습니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AI 발생이 확인된 관악구 소재 모 보호소의 사료에서 AI 항원이 검출됐습니다. 지난달 31일 이 보호소 고양이 중 한 마리가 고병원성 AI(H5N1형)에 감염돼 역학조사 중 채취한 사료가 문제였습니다.
문제의 사료는 경기 김포시 소재 업체인 '네이처스로우'에서 제조한 ‘토실토실레스토랑’ 브랜드의 ‘밸런스드덕’과 ‘밸런스드치킨’ 2개 제품입니다. 농식품부는 “이 업체가 지난 5월25일부터 멸균, 살균 등을 위한 공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채 반려동물 사료를 제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료는 지난달 25일 AI 감염이 확인된 용산구 소재 사설 보호소에서도 급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식품부로부터 이 결과를 전달 받은 경기도는 즉시 해당 사료업체 제품에 제조, 판매, 공급 중단 및 회수, 폐기 명령을 내렸습니다. 회수 및 폐기 대상은 지난 5월25일부터 8월1일까지 제조한 것으로, 경기도와 해당 업체는 제품 구매자들에게 회수 폐기 안내를 하고 직접 수거할 예정입니다. 전체 유통 규모는 3,200여개입니다.
농식품부는 이 기간 동안 제품을 비닐봉지에 넣어 밀봉하고 손소독제 등으로 소독한 뒤 별도 보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네이처스로우에 공급된 닭고기, 오리고기 원료를 추적조사해 검사와 소독 등 방역조치도 추진합니다. 특히 유사 사례 예방을 위해 닭고기, 오리고기 등을 사용하는 반려동물 사료 제조업체에 살균, 멸균 공정을 준수했는지 전수조사할 예정입니다.
현재 관악구 보호소의 고양이가 이 사료를 섭취했는지는 확인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이 사료에 의해 AI에 감염됐는지는 확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료에서 항원이 검출되었다는 점은, 사료의 원료인 닭이나 오리가 AI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항원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물질입니다. 즉, AI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검출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사료업체들이 멸균 및 살균 공정을 준수했는지 전수조사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다만 사료에서 검출된 AI 항원이 고병원성인지는 추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병원성인 H5N1으로 확인될 경우, 이 사료가 고양이 AI 감염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밀검사는 2~3일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6월24일 용산구의 사설 고양이 보호소에서 돌연 폐사한 고양이 2마리는 1개월간의 조사 끝에 지난달 25일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한 것으로 확진됐습니다. 이어서 지난달 31일에는 관악구 보호소에서 1마리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습니다.
농식품부는 “해당 사료를 급여 중이거나 급여했던 고양이가 발열, 식욕부진, 호흡기 증상(호흡곤란, 마른기침 등)과 같은 고병원성 AI 의심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가축방역기관으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가축방역기관 신고 1588-4060, 1588-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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