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당초 31일까지 예정된 8월 임시국회 회기를 앞당겨 끝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영향을 미쳤는데, 당대표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국회 회기까지 바꾼 건 유례없는 일이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대응 과정에서 민주당이 공당으로서 본분까지 소홀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당은 그제 본회의에서 8월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종료하는 '회기 결정의 건' 수정안을 국민의힘 반대 속에 통과시켰다. 의사진행발언에서 송기헌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때문이라는 사실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대표 측은 방탄국회 논란을 의식해 비회기 기간 구속영장 청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대북송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이 대표에게 30일 소환 통보를 한 만큼, 민주당이 열어 놓은 비회기 기간인 31일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회기 단축을 강행한 민주당의 속내는 이 대표 수사가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명분 쌓기 차원으로 보인다. 9월 1일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에 영장이 청구되면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밝힌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거쳐야 한다. 민주당으로서는 내외부적으로 방탄 프레임에 휘말리게 돼, 그전까지 이를 상쇄할 명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를 의식해 무리수를 두다 보니, 정작 본분인 핵심 법안 처리는 뒷전으로 밀렸다. 민주당이 주도해 본회의에 직회부시킨 노란봉투법과 방송법 처리가 정기국회 이후로 넘어간 것이다. 그러자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들은 심판론까지 제기하며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의식해서라도 민주당은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지난 1년간 당을 흔들어온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계속 발목이 잡힌다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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