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각 선거제 의총… 쟁점 입장 모두 달라
현행 선거제도 유지시 위성정당 창당 필연적
이번에도 한참 엇갈렸다. 내년 4월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를 놓고 여야가 1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을 모았지만 양측의 간격을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선거 1년 전에 끝내야 하는 선거구 획정 시한을 이미 5개월 넘겼는데도 좀체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난 총선에서 불거진 기형적 '위성정당'의 폐해를 반복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야는 '소선거구제'(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만 당선) 유지를 제외하면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이 모두 달랐다. 비례대표 의원 선출방식이 관건이었다. '연동형'은 지역구 투표와 정당 투표를 연계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반면, '병립형'은 정당 투표만으로 비례의석을 나눈다.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과거 방식인 병립형 복귀를 전제로 전국을 3개 권역(수도권·중부·남부)으로 나눠 비례대표를 뽑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안을 추인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원래 전국단위로 비례대표를 뽑는 병립형을 희망했지만 민주당이 반대해 절충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현행 준연동제(연동률 50%)를 유지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권역별 비례대표는 준연동제와 같이 운영돼야 하고 비례의석수는 현재보다 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개진됐다"고 말했다. 비례성과 다양성 강화라는 선거제 개혁 취지를 강조한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내건 병립형으로 가더라도 현재 비례대표 의석을 큰 폭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의원정수를 300석에서 30석 이상 축소하자고 강조하면서 현행 의석수 유지도 함께 고려하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차이가 크다.
의원정수 조정은 지역구·비례의석 배분과 직결돼 있어 훨씬 민감한 사안이다. 300석을 유지하면서 비례대표를 늘리려면 지역구 의석 축소가 불가피하다. 해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할 수밖에 없다. 여야가 '비례대표 선출 방식→비례대표 증원→전체 의석수 조정'으로 연결된 꼬인 실타래를 풀기 쉽지 않은 구조다.
여야 협상 실패 시 현 선거제로… 위성정당 방지법 효용 논란
이처럼 협상이 공전하면서 현 선거제(지역구 253석 비례 47석·연동률 50%)가 유지되는 건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지난 총선의 오점으로 남은 위성정당 논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국회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이에 각종 위성정당 방지법이 발의됐지만 상임위 계류 상태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다.
정의당을 비롯한 원내·외 소수정당이 다시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병립형 비례대표제' 반대 의견을 거듭 밝혔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위성정당으로 도둑질한 의석을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대놓고 훔치겠다는 전언이 거대양당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며 "거대양당의 밀실 담합은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