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5일 전격 의결했다. 최근 이차전지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자, 선의의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지 발효를 예상보다 앞당긴 것이다. 또 금지 기간 공매도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BNP파리바, 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장기간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저질러 왔음이 드러나면서, 금융감독원이 전수조사에 들어간 상황이다. 공매도 금지 기간 중 실태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게 된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 종목만 공매도가 허용된다. 공매도 거래 중 외국인 비중이 높은 데다, 적발된 불법 공매도도 외국인 비중이 70%를 넘어선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종목의 주식을 증권사에서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그런데 일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리지도 않은 채(무차입) 먼저 팔고 나중에 빌리는 식의 불법 공매도를 일삼았다. 이 과정을 통해 주가를 끌어내리며 증시를 교란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최근 주식시장 하락이 이런 불법 공매도와 관련이 있다는 불만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커지며 개인투자자 5만 명의 제도 개선 청원으로 이어지자, 여당은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공매도 한시 금지를 추진했다.
공매도 금지 기간엔 기관·외국인에게 유리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고, 무차입 공매도 재발 방지 방안 등을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공매도 금지 기간 벌어질 부작용에도 대비해야 한다. 공매도는 국내 증시에서 빈발하는 테마주 같은 주가 비정상 급등 상황에서 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테마주가 공매도가 금지된 중소형 종목에 집중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지 기간에 이상 급등한 종목이 제때 하락하지 않으면 내년 하반기 공매도가 재개될 때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 개인투자자 보호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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