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이 어제 국회를 통과했다. 법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자리에 소모적 힘겨루기가 또다시 이어지고 있지만 여야 모두 국민들은 안중에 없다. 이런 정치를 끝내기 위해서라도 5개월 뒤 총선에서 국민들의 냉정한 심판이 절실해졌다.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은 어제 보고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탄핵소추안 보고와 맞물려 처리됐다. 당초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처리돼야 하는 탄핵안이 필리버스터로 이어질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다는 판단에 전략을 바꾼 것이다. 두 법안은 그 필요성 여부와는 별개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국회 재의결 실패로 이어져 이번 국회에선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야당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미 양곡법과 간호법 처리 과정에서 국민들을 충분히 한숨짓게 했다. 법안 처리 필요성을 요구하는 국민들에게 “했다”는 얘기 말고는 보여줄 아무 실익이 없는 민주당이다. 반대를 한다면 민주당과 치열한 논쟁을 통해 대안을 찾아야 하는 국민의힘 역시 정치력의 한계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여당의 반대 명분을 합리화시킬 수 없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여야의 힘겨루기에 정작 국민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지만 어디서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국민들에게 부여받은 권력인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소모적 정쟁으로 귀결되는 정치에 신물이 난 국민들도 더 이상 정치인들에게 이런 현실을 맡겨 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을 것이다. 주어진 권력을 힘겨루기에 남용하는 구태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가장 빠른 길은 국민의 심판뿐이라는 점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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