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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이 ‘독서’인데 잘 안된다면..."하루 한 편 ‘같이 읽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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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결심이 ‘독서’인데 잘 안된다면..."하루 한 편 ‘같이 읽기’ 어때요"

입력
2024.01.09 18:00
수정
2024.01.09 18:38
22면
0 0

난다 ‘시의적절’ 창비 ‘작심삼시’
문학동네 ‘고독한 매카시방’ 등
독서 부담 줄이는 마케팅 활발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달 1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평소보다 많은 방문객으로 붐볐다. 올해 목표를 ‘독서’로 삼아 실천에 옮기려는 이들이었다. 가족과 함께 서점을 찾은 한 남성은 “책을 많이 읽는 한 해를 만들어보려 새해 첫날부터 오긴 왔는데 어떤 책으로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새해의 독서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날까 걱정하는 건 보편의 현상. 그 마음을 위로하며 꾸준한 읽기를 격려하는 독서 마케팅이 한창이다.

우선 1월 김민정 시인부터 12월 박연준 시인까지 12명의 시인이 매달 한 권씩 릴레이로 쓰는 글을 모은 난다 출판사의 ‘시(詩)의적절’ 시리즈. 다이어리 혹은 일력처럼, 책장을 넘기면 '그날의 글'이 나타난다.

난다 대표이기도 김 시인이 쓴 1월 1일치 글은 부부싸움을 한 후배와 와인을 마시며 추억의 만화 ‘영심이’의 노래를 듣는 일기다. 한 장짜리 짧은 일기부터 희극인 박지선 등과의 밀도 높은 인터뷰, 이슬아·이훤 작가의 결혼식에서 읽은 축시, 에세이까지 다양한 형태의 글 31일치가 실려 있다. “좀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도록 하는 게 이번 시리즈의 목표다. 매일 읽다 보면 한 해가 채워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

창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월 1일부터 시작한 작심삼시(詩) 역시 “하루에 시 한 편씩, 30초씩 3일만 읽다보면 시 읽기 습관이 들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안희연 시인의 시 ‘슈톨렌’부터 김해자 시인의 ‘잃어버린 문법’, 유수연 시인의 ‘생각 믿기’의 구절을 차례로 소개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네요" "한참 그저 아무생각없이 읽고 또 읽고...고마워요" 등의 반기는 댓글이 달렸다.


올해 1월 나온 출판사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김민정 시인을 시작으로 매달 시인들이 돌아가면서 매일의 시와 에세이 등 글을 쓴다. 난다 제공

올해 1월 나온 출판사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는 김민정 시인을 시작으로 매달 시인들이 돌아가면서 매일의 시와 에세이 등 글을 쓴다. 난다 제공


문학동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을 통해 모집하는 '고독한 매카시방'.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모여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같이 읽지만, 사담은 금지된다. 문학동네 인스타그램 캡처

문학동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카카오톡을 통해 모집하는 '고독한 매카시방'.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모여 코맥 매카시의 소설을 같이 읽지만, 사담은 금지된다. 문학동네 인스타그램 캡처

독서 모임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들도 있다. 두꺼운 '벽돌 책'은 선뜻 첫 장을 넘기기 쉽지 않다. 미국 현대소설의 거장 코맥 매카시의 유작이지만,무려 736쪽인 '패신저'. 문학동네는 이달 15일부터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 그의 소설을 읽는 ‘고독한 매카시방’ 참여 신청을 받는다. '고독방'에서 매일 진도표에 따라 책을 읽고, 좋았던 부분을 찍은 사진을 올린다. 인증샷 외의 사담은 일절 금지다.

김혜원 문학동네 마케터는 “오프라인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활동을 부담스러워하는 독자에게 카카오톡이라는 일상적인 SNS로 참여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장강명 작가와 김혜정 대표가 만든 지식공동체 ‘그믐’의 온라인 독서 모임도 새해를 맞아 100여 개의 모임이 진행 중이다. 최대 29일간 정해진 책을 읽고 흩어지는 ‘느슨한’ 모임이다.

올해 독서 결심이 벌써 흐지부지 됐더라도 기회는 남아있다. 음력 1월 1일인 설날이 지나고부터 각 출판사에서 본격적인 ‘북클럽’ 모집을 시작한다.

2011년부터 이어온 민음사의 민음북클럽과 마음산책북클럽, 북클럽문학동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문학과 지성사의 북클럽 문지기가 올해 계속된다. 두 달에 한 번 시집을 읽는 문지기를 운영하는 문학과 지성사 측은 “(문지기는) 시를 좋아하는 이들뿐 아니라 시를 읽고 싶지만 시작이 어려웠던 이들까지 모두 만날 창구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며 “지난해 활동을 마무리할 때 이미 내년 일정을 묻는 분들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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