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서부 IS 소행 추정 폭탄 테러
이란 장군 추모식 테러, 이라크 민병대 습격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혼란 틈타 세 과시
시리아에서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발생해 3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최근 이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테러와 공격을 자행한 IS가 시리아로 범위를 넓힌 것이다. 근거지 없이 게릴라식 테러를 벌여오던 IS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여파로 중동 혼란이 극에 달한 틈을 타 재기를 노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9일(현지시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를 인용,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에서 주유소를 지나던 군용 버스가 이날 공격을 받아 14명이 사망하고 19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당국은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 중이다.
시리아에서는 IS 잔당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 사건이 산발적으로 일어난다. 하루 전인 8일에는 IS 무장세력이 시리아 북부 라카주(州)를 공격해 시리아군 장교와 친정부 군인이 각각 숨졌다. 라카주는 과거 IS가 수도로 삼았던 곳이다.
최근 중동에서 IS의 군사 활동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3일 이란 군부 최고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4주기 추모식에서 대규모 폭발 테러를 일으킨 게 대표적이다. IS의 자살폭탄 테러로 100여 명이 사망했다. IS는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이단으로 규정하며 적대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IS의 버스 테러로 5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IS는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는 탈레반과도 적대 관계다. 같은 날 저녁 이라크 북부 살라딘주에선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사비’ 주둔지를 습격해 대원 2명을 사살하기도 했다.
이라크전쟁 혼란을 틈타 2014년 국가 수립을 선포한 IS는 한때 이라크와 시리아 국토의 3분의 1가량을 통제하며 맹위를 떨쳤다. 주민 수백만 명을 준국가 형태로 지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군이 공세를 벌이자 기세가 꺾였다. 연합군의 격퇴 작전으로 IS는 근거지를 잃은 뒤 아프리카와 중동 곳곳에서 게릴라식 테러를 벌여 왔다.
새해 벽두부터 존재감을 과시하는 IS의 움직임은 가자지구 전쟁을 기회로 삼아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IS가 재기를 시도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은 물론 이집트 리비아 예멘 등에서도 IS에 충성하는 전사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를 인용, “서아프리카에서는 IS가 약 10년 전 최고조에 달했을 때와 거의 같은 영토를 장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은 시리아와 이라크 등 곳곳에서 IS 대원 수천 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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