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고발 약 5개월 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채 상병 사망사건' 조사 과정에 국방부가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측근들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전날부터 이틀간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사무실 및 자택,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는 압수한 증거 등을 검토한 뒤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한 지 약 5개월 만이다.
유 관리관 등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수근 상병의 사망 경위를 수사한 박 전 단장이 지난해 8월 2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는데, 유 관리관 등이 개입을 거쳐 군검찰이 이날 사건 서류 일체를 회수하고 박 전 단장을 항명 혐의로 입건했다는 얘기다. 국방부는 박 전 단장이 군검찰의 이첩 대기 명령을 어겼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박 전 단장은 "군검찰의 기록 회수가 부당한 조치"라고 공수처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지난해 9월 박 전 단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국방부 지휘부와의 의사소통 과정 등을 조사했다. 같은달 25일엔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에 수사팀을 파견해 해병대 수사단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상부 지시에도 불구하고 경찰에 수사 결과를 이첩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1사단 소속이던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예천군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4시간 뒤에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당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져 군 지휘부의 수색 지휘 과정에서 무리한 지시가 떨어졌다는 의혹이 빗발쳤다. 이후 사건 이첩 경위를 두고 박 전 단장과 국방부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수사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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