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타 미오 “다른 동상·추모비도 철거”
일 언론 "역사수정주의·인종 차별 유발"
일본 집권 자민당 국회의원이 군마현의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추도비 철거를 두고 “정말 잘됐다”며 다른 기념물 철거까지 부추겨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저서에서 일본군 위안부상을 폭파하라고까지 했던 혐한·우익 성향 의원이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스기타 미오 자민당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군마현 ‘군마의 숲’에 있는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철거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정말 잘됐다. 일본 국내에 있는 위안부나 한반도 출신 노동자에 대한 비나 상도 이렇게 (철거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른 추모비나 동상도 철거하라고 선동한 것이다.
일본 언론 "역사수정주의 부추겨" 비판
그는 “거짓의 기념물은 일본에 필요 없다”며 과거 일제의 만행이 거짓이라는 역사수정주의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어 “교토에 있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동상”이라며 사진을 올린 뒤 “사유지여서 철거할 수 없는 상태인데 이쪽도 빨리 철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동상은 2016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의뢰로 제작해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교토의 단바 망간 광산에 건립한 것으로, 지난해 8월 오사카의 절로 이전했다.
일본 언론은 스기타 의원의 이번 발언이 또 다른 철거 운동을 불러일으키려는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교도통신은 “역사수정주의나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언설로, 강한 비판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주간지 ‘여성자신’도 스기타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며 “사유지에 지어진 것까지 철거하라는 것은 재산권 침해이며 표현의 자유에 반하는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는 일본 네티즌의 지적을 인용했다.
과거 '위안부상 폭파' 주장도
혐한·우익 성향이 강한 스기타 의원은 2016년 저서에서 “위안부상 몇 개를 세우더라도 다 폭파한다면 더 이상 세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울 때마다 하나하나 폭파하면 좋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여했을 때 한복 및 아이누 민족 의상 차림으로 참가한 여성들을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오사카부와 홋카이도의 법무성 산하 지역 조직은 ‘인권 침해’라는 판정을 내렸지만 사과를 거부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정권은 ‘암반 지지층’이라 불리는 우익 지지자들을 자극할까 우려해 스기타 의원의 언동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군마현 당국은 지난달 29일 현립 공원 ‘군마의 숲’에 있던 추도비를 철거하는 공사에 착수해 이달 2일 철거를 완료했다. 추도비가 철거된 자리는 현재 공터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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