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사직 교사 혐의 지도부 재소환
음주 전과 논란에, 주수호 "비겁한 일"
공보의 명단 유출 등 경찰 수사 확대
대한의사협회 지도부가 경찰 수사에도 "소신을 꺾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경찰은 전공의 공백을 메울 군의관, 공중보건의 등을 겨냥해 온라인상에서 일어나는 불법 행위 조사에 착수하는 등 의료계를 향한 수사망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4일 의료법위반 등 혐의를 받는 박명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을 이틀 만에 재소환했다. 그는 조사 전 취재진에게 "수사를 받는다고 걱정을 많이 하시지만 소신을 꺾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전공의들의 자발적 행동을 교사하거나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의 저항운동은 정의롭고, 자발적·개별적 사직"이라는 주장도 했다.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도 이날 휴대폰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주 위원장은 "대학병원에는 중증환자가 가고, 경증 환자는 지역의료기관으로 가는 등 지역의료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의사들의 강력한 메시지가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우는 방향으로 정착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아울러 "방조죄, 교사죄 등 내게 적용된 죄목은 사실무근"이라고 혐의를 재차 부인했다.
주 위원장은 본인의 음주운전 사망 사고 전력과 관련해선 "메시지에 대한 반박과 합리적 비판의 근거가 부족한 경우 메신저를 공격하는 일이 간혹 있는데 비겁하다"며 "달을 가리키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손톱 밑에 때를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과거의 개인적 사건을 이번 논란에 끌어들이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만 "제 죄책감을 이번 기회에 고백할 수 있게 됐다"고 반성했다. 주 위원장은 2016년 3월 서울 강남구에서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50대 남성 운전자를 숨지게 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의협 지도부의 강경 대응 방침에도 경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청 사이버수사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보의 명단을 올린 성명불상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 중이다. 11일 파견된 공보의들의 소속을 명시한 문건이 한 커뮤니티에 게재되자 이튿날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수사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파견 공보의들을 상대로 의사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진료 거부 등 태업 권고 게시물을 올린 작성자에 대해서도 내사를 검토하고 있다. 전날에는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업무 전산자료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게시글과 관련,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직원 1명도 증거 은닉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수사가 시작되자 자료 등을 숨기려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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