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과 '회장단'으로 불린 기업사냥꾼
4년 도피 끝에... 검경 해외공조로 검거
1조 6,000억 원대의 피해로 이어진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의 주범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이인광(57) 에스모 회장이 도피 4년 반 만에 프랑스에서 붙잡혔다.
19일 경찰청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하동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공조해 18일 오전(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도시 니스에서 이 회장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자금 1,300억원을 동원해 에스모와 이에스브이 등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고 이들 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징역 30년형이 확정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과 함께 '라임 회장단'으로 불린 기업사냥꾼이다. 보유 기업 어디에서도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음지에서 활약하던 그는 2019년 10월 동양네트웍스 지분을 담보로 수백억 원대 대출을 받은 뒤 지금까지 숨어 지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임펀드 수사팀을 재편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중, 올해 초부터 해외로 도주한 이 회장의 검거 및 국내 조력자들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실,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과 공조해 이 회장이 도피했을 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 출입국 내역 조회에 나섰다. 그러던 중 이 회장의 도피 경로 및 최종 도피 장소를 파악했다.
경찰은 공조 요청을 받고 지난달 초 이 회장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피의자의 위치 특정 및 검거·송환 요청)를 내렸다. 이후 한국 검·경과 프랑스 인터폴은 합동추적팀을 구성하고, 이 회장이 머무는 것으로 파악된 프랑스를 중심으로 공동 검거 작전을 실시했다. 경찰은 인터폴사무총국에 이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했고, 프랑스 경찰이 내부 심사 끝에 '중요 사건'으로 배당해 수사가 개시됐다.
경찰은 "중대한 피해를 야기한 피의자를 쫓아가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신속한 송환을 위해 법무부, 프랑스 대사관 등과 계속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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