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코냑 겨냥 30% 임시 관세 발표
EU의 중국 전기차 관세 부과 맞불 성격
"향후 반환 여지"… 협상 가능성 강조도
중국이 유럽연합(EU)에서 만든 브랜디에 임시 반(反)덤핑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EU가 중국산(産) 전기차에 최고 45.3%에 달하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맞불 관세' 대상을 EU 돼지고기 및 대형 내연기관차로 확대할 조짐도 보이고 있어, 향후 양측 간 분쟁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치금 냈다가 향후 반환 결정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달 11일부터 EU산 브랜디에 예비 관세 성격의 '예치금'을 부과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EU 브랜디를 수입하려면 수입 가격의 34.8~39.0%를 중국 세관에 예치금으로 납부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이 예치금은 내년 1월 종료를 앞둔 중국의 대(對) EU 브랜디 반덤핑 조사에서 "관세 부과 필요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되돌려줄 방침이다. 본격적으로 관세를 인상하기 전에 '사전 경고' 성격의 조치를 시행한 셈이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으름장'은 지난 4일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7.8~35.3%포인트 관세 인상 결정을 내린 데 따른 보복으로 해석된다. 당시 EU는 '중국 정부가 자국 전기차 산업에 지나치게 많은 보조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기존 관세 10%에 추가 관세를 덧붙이는 조치가 이달 말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부당한 보호 무역 행위로 보고 반발했다. 이에 나흘 만인 이날 EU를 겨냥해 임시 관세 부과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특히 이날 중국 발표는 프랑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관세 부과 대상 브랜디로 '200L 이하 용기에 담긴 포도주를 증류해 만든 제품'을 특정했는데, 이는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의 전형적인 제조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정부 발표에 즉각 반응한 EU 회원국 역시 프랑스였다. 프랑스 정부는 "이해할 수 없다"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방침을 밝혔고, 프랑스 코냑 생산 기업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로이터는 "프랑스는 EU의 전기차 관세 부과 결정을 적극 지지했기 때문에 중국의 브랜디 반덤핑 조사 대상이 됐다"며 "지난해 프랑스 코냑의 중국 수출액은 17억 달러로 중국 주류 수입의 99%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대배기량 내연기관체 관세 부과도 검토"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국은 EU산 수입 대배기량 내연기관차 관세 인상 등 조치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디에 이어 EU 주요 수출품인 대형차까지 전선을 넓힐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를, 8월부터는 EU산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발표가 '예치금' 성격의 임시 조치인 만큼 향후 중국과 EU가 협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현재 EU의 중국 전기차 관세율을 낮추는 내용으로 막바지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 협상 결과에 따라 중국 정부가 브랜디 임시 관세를 철회할 여지를 열어뒀기 때문이다. 다만 로이터는 "중국 관리들은 EU가 (전기차 관세 완화) 협상을 성사시킬 의지가 있는지 점차 의심하고 있다"며 향후 양측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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