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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인 500원짜리 바나나, 뉴욕 경매서 87억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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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붙인 500원짜리 바나나, 뉴욕 경매서 87억원에 낙찰

입력
2024.11.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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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첫 전시된 설치미술
소더비 경매서 620만 달러에 팔려
"입찰 6분여 만에 예상가 6배 넘겨"
"세계 최고가 과일 됐다"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작품 '코미디언'. 소더비 경매 공식 웹사이트 캡처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작품 '코미디언'. 소더비 경매 공식 웹사이트 캡처

벽에 회색 테이프로 바나나 한 개를 붙여놓은 설치미술 작품이 미국 뉴욕 경매에서 약 87억 원(620만 달러)에 낙찰됐다. 경매에 등장한 이 바나나는 뉴욕 현지에서 약 500원(35센트)에 산 것으로 보도됐다.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은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중국계 가상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에게 620만 달러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 작품은 바나나 1개를 회색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벽에 붙인 것이다. 바나나라는 사물 자체가 아니라 '바나나를 벽에 붙였다'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개념미술이기 때문에, 작품 소유자는 바나나가 썩으면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 낙찰자는 △바나나와 접착테이프 각각 한 개 △바나나가 썩을 때마다 이를 교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설치 안내서 △작가의 서명이 들어간 진품 인증서를 받게 된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이탈리아 시각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이라는 제목으로 벽에 붙어있는 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에서 사람들이 이탈리아 시각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코미디언'이라는 제목으로 벽에 붙어있는 바나나를 살펴보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외신 보도와 소더비의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따르면 경매 전 이 작품의 예상 낙찰가는 100만~150만 달러(약 14억~21억 원)였다. 그러나 이날 6분 넘게 이어진 입찰 끝에 추정 낙찰가의 6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됐다. 80만 달러에서 시작한 입찰가는 20초가 되기 전 150만 달러를 넘어섰다. 결국 온라인과 전화 입찰자 간의 경쟁 끝에 홍콩에서 입찰에 참여한 저스틴 선에게 낙찰됐다. 저스틴 선은 2017년 선보인 가상화폐 '트론'의 설립자다.

선은 소더비 측에 "이것은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라 예술,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가상화폐 커뮤니티의 세계를 연결하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라며 "이 작품은 미래에 더 많은 생각과 토론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 또한 역사의 일부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작품의 주인이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소더비의 유튜브 공식채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경매 행사를 생중계했다. 청중들이 무대에 전시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작품 '코미디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유튜브 '소더비' 공식 채널 생중계 화면 캡처

소더비의 유튜브 공식채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에서 열린 경매 행사를 생중계했다. 청중들이 무대에 전시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설치미술 작품 '코미디언'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다. 유튜브 '소더비' 공식 채널 생중계 화면 캡처


NYT "수년간 미술계 논란...곧 버려질 가능성 커"

앞서 카텔란은 2019년 미국 마이애미 아트페어에서 '코미디언'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행사장을 방문한 한 행위예술가가 관람객들이 지켜보는 데서 벽에 붙은 이 바나나를 떼어 먹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한 대학생으로 알려진 남성이 서울 리움미술관에 전시돼 있던 이 작품의 바나나를 벽에서 떼내어 먹고 껍질만 붙여놓는 해프닝도 있었다.

NYT에 따르면 이날 경매에 나온 작품 속 바나나는 경매 전 뉴욕 시내 한 과일 가판대에서 35센트에 산 '돌(Dole)'이란 브랜드의 바나나였다. 매체는 "수년간 미술계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바나나가 팔렸다"며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과일이 됐지만, 며칠 안에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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