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거부되면 돌려주겠다"며 돈 받아
받은 돈 대부분 개인 빚·생활비로 탕진
학생 47명 속여 2억7,388만 원 가로채
"대한민국 이미지에 악영향 미쳤을 것"
게티이미지뱅크
베트남 학생을 상대로 한국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게 해주겠다며 돈만 챙긴 50대 브로커에게 법원이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1단독 정현숙 부장판사는 사기와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학 알선업체 대표 A(57)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경주시 소재 B대학과 지난 2022년 5월, 한국어연수 프로그램 연수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베트남 현지에서 학생 모집에 나섰다. 그는 한국어연수를 희망하는 C씨 등에게 “비자 발급이 거부되면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하고는 수업료 572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
A씨는 그러나 송금 받은 돈 대부분을 개인 빚을 갚거나 생활비로 탕진해, 학생들의 비자가 거부돼도 돌려줄 형편이 되지 않았다. A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베트남 학생 40명을 속여 총 2억2,880만 원을 가로챘다.
A씨는 베트남 학생 7명의 입학금 4,508만 원도 착복했다. 그는 학생들을 속이기 위해 B대학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는 또다른 베트남 유학생에게 유학이 확정된 계약서를 만들도록 지시해 출력한 뒤 현지 유학원에 전달했다.
A씨는 범행 후 달아났다가 도주 11개월 만에 동거녀 집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그는 피해자들이 베트남에 있는 점을 이용해 서류를 위조하고, 대학 측에 보낼 돈을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비자 발급이 거부된 유학생의 입학금을 돌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밖에도 “베트남 유학생 모집 사업을 하는데 자금이 필요하다. 법인 지분 정리에 변호사 선임비가 필요하다” 등의 말로 지인들을 속여 7,612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정현숙 부장판사는 “베트남 학생들이 지급한 돈이 현지에선 1년치 연봉에 달할 정도로 거액인 데다 피고인의 범행으로 대한민국 이미지에도 악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변제를 위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 사기죄로 여러 번 처벌 받은 전력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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