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 심화된다
국채 수익률 더 상승할 가능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가상화폐 비트코인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조언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전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매우 변동성이 크다"며 "높은 변동성보다 자산 보존을 원한다면 이러한 유형의 자산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과거 비트코인을 "모든 거품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bubbles)라고 지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2일 역대 최고점인 9만9,8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가 26일에는 9만 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27일 다시 9만7,000달러 선으로 올랐다가 28일 오후 1시 10분(미 동부시간) 기준 9만5,000달러대 초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달 초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후, 지난 3주간 비트코인은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였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가장 큰 호재로 거론됐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자의 친(親)가상자산 공약이 하나씩 현실화될 조짐이 보이고, 지난 21일 '가상 자산의 저승사자'로 불리던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기대감이 한층 더 증폭됐다.
한편 루비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 부과와 이민 통제 등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해 미국의 장기 국채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전에 확산했던 모든 인플레이션 충격은 장기채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것임을 암시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점점 높아지는 세상에서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주식 부분에서도 손실을 보고 채권 부분에서도 손실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때 잘 작동하는 것들을 결합한 대안이 필요하다"며 미 국채 장기물과 단기물의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때 수익을 내는 '커브 스티프너'(curve steepener) 투자를 추천했다.
'닥터 둠'이라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누구?
루비니 교수는 미국의 경제학자들 가운데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손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2년 전에 정확히 예측하여 '닥터 둠(Dr. Doom)'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200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강당에 모인 경제학자들에게 "곧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덮칠 것"이라며 경제 붕괴 과정을 12단계로 나누어 설명하는 이른바 '12단계 붕괴론'을 제시했는데, 바로 그 이듬해부터 이 예측이 맞아 떨어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루비니 교수는 IMF, 연방준비제도(Fed), 세계은행(WB), 미국 재무부 등 주요 기관을 두루 거쳤다.
앞서 루비니 교수는 트럼프 집권 2기의 가격 불안정에 대비한 상장지수펀드(ETF) '아틀라스 아메리카 펀드'를 출시한 바 있다. 이 펀드는 인플레이션에서 보호되는 국채와 금, 리츠 및 식품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가격 불안정성 위험을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루비니 교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으로 채권 금리가 계속 오를수록 미국채는 매력을 잃게 된다. 루비니 교수는 이 ETF를 출시하면서 "트럼프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은 ‘온화한 버전’조차도 시장을 뒤집을 수 있다"며 "향후 몇 년 동안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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