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매년 '그린스타' 레스토랑 선정
'지속 가능한 미식'으로 롤 모델 역할
전 세계 572개, 국내는 서울·부산 세 곳
태국 방콕에서 레스토랑 '하오마(HAOMA)'를 운영하는 디판케르 코슬라 셰프의 또 다른 직업은 농부다. 그는 레스토랑 안에서 마흔 가지 허브와 과일, 채소를 길러 식탁에 낸다. 연간 20만 리터(L)의 빗물을 모아 물고기를 양식하고 배설물을 수경 재배 식물의 영양분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물고기 사료 역시 자체적으로 나오는 유기농 폐기물을 쓴다. 손님이 마시는 탄산수 등도 재활용한 물을 깨끗하게 걸러 제공해 물 사용과 관련한 탄소발자국을 0으로 만들었다.
23㎞ 떨어진 민부리(Minburi) 지역에 따로 마련한 농장에선 750마리 이상의 닭과 염소 12마리, 소 4마리를 기르고 있다. 역시 100% 레스토랑 요리 만드는데 사용된다. 하오마의 와인 목록은 유기농 방식을 고집하는 소규모 포도 재배자들과 짰고 차와 커피도 윤리적 농부에게서 공급 받는다. 11월 20일(현지시간) 미쉐린 아시아 태평양 미디어데이 행사에 초청된 코슬라 셰프는 "몇 년 전 신문에서 방콕의 1인 당 플라스틱 소비율이 가장 높다는 기사를 읽고 우리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런 방식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미식'을 위해 정진한 결과 하오마는 올해 미쉐린 가이드로부터 붉은 별 한 개와 함께 녹색 별을 추가로 받았다. 미쉐린 그린 스타다. 미쉐린 가이드는 플레이트, 빕 구르망, 스타 레스토랑 중에서 훌륭한 요리 솜씨와 친환경적 노력을 겸비한 곳을 선정해 매년 그린 스타를 수여하고 있다. 미쉐린 그룹이 타이어 산업에서 추구하는 '모든 것이 지속 가능한(All Sustainable)' 세계관과 일맥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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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그린스타 레스토랑은 각기 다르고 나름대로 독특한 방식으로 운영되지만 주변의 변화를 이끌고 롤 모델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미쉐린은 설명했다. 평가원은 일반적으로 탄소발자국 관리,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등 환경에 대한 고려를 보지만 이를 넘어선 복지나 자선, 교육 프로젝트 등이 반영될 때도 있다. 하오마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노숙자에게 30만 끼 이상의 식사를 제공하는 활동을 펼쳐 책임 있는 미식을 실천한 공로를 함께 인정 받았다.
2024년 현재 전 세계에는 572개의 그린 스타 레스토랑이 있다. 국내 식당은 서울에 위치한 '꽃밥에피다', '기가스'와 부산의 '피오또' 등 총 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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