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 충돌과 위력 비슷…여러 개 쏘면 핵무기급"
푸틴, 트럼프 향해선 "지적이고 경험 많아" 러브콜
우크라이나, GPS 교란... 러 드론 188대 무력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습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우크라이나는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러시아가 키이우로 오레시니크를 실제 발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우크라이나 지휘 시설 타격 경고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키이우의 의사결정기구를 타격하는 데 오레시니크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나 군 지휘부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다.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가 충돌할 때 파괴력은 운석 낙하와 비슷하다. 역사적으로 운석이 떨어진 자리엔 호수가 형성되기도 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면서 “오레시니크가 핵무기는 아니지만 여러 번 발사하면 핵 공격과 같은 위력이 발휘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키이우는 방공망이 촘촘히 깔린 덕분에 러시아 침공 이후 3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대통령실 등 정부 핵심 시설도 건재하다. 하지만 오레시니크는 최대 속도가 마하11에 달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이어서 기존 방공망으로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우크라이나는 발끈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비열하게 갈등을 고조시킨다”고 비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 고문은 오레시니크를 요격할 수 없다는 푸틴의 주장은 “허구”라며 “오레시니크는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약간 변형한 버전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하도록 허용하고, 우크라이나가 실제 타격에 나선 이후 우크라이나를 향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21일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방산 시설을 겨냥해 오레시니크를 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 전까지는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위협 발언은 향후 미국·러시아 간 대화 국면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트럼프 당선자를 두고 “지적이고,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에이태큼스 미사일 사용 제한을 푼 조 바이든 행정부 결정은 트럼프에게 협상 카드를 쥐어주려는 전략이거나, 트럼프와 러시아의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어느 쪽이든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드론 방어 위해 GPS 교란 작전
한편 러시아가 앞선 26일 감행한 단일 공세 최대 규모 자폭 무인기(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위성정보시스템(GPS) 교란 작전 때문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가짜 GPS 신호를 받은 러시아 드론이 비행 경로를 바꿔 러시아로 되돌아가거나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에서 폭발하도록 유도됐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한 드론 188대 중 90대 이상이 무력화됐고, 95대는 경로를 벗어났다. 이 중 최소 5대는 러시아를 돕고 있는 벨라루스로 날아갔다. 벨라루스 한 인터넷매체는 벨라루스로 넘어온 드론이 최소 17대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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