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표결 이틀 앞두고...이상민 사임
야당 "내란 수괴 윤석열, 인사권 행사" 반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 모의하고 동조한 의혹을 받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8일 사임했다.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면직을 재가한 것이다. 2022년 5월 취임 이후 '최장수' 타이틀을 달았던 이 장관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5일 만에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대통령 잘 못 보좌" 사의 표명 李...尹, 사의 수용
이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한다.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제 행안부 장관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 이상 국정의 공백과 혼란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한 사람의 평범한 국민으로 돌아가 자유 대한민국의 도약에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 장관 사임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사의를 표명하고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인 구체적인 시점은 확인이 안 된다"면서 "오늘 오후 공문으로 (장관 사임 관련)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퇴진 전까지 국정 운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대국민담화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0일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이 장관이 위법한 비상계엄령 선포를 사전 모의하고, 이에 동조한 혐의 등으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대통령의 통치 행위", "헌법상 권한 행사" 등의 발언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했다. 윤 대통령이 '최측근'인 이 장관의 탄핵 위기 모면과 핵심 인사에 대한 수사 진행에 따른 부담을 의식해 인사권을 행사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내란 수괴 尹 인사권 행사는 국민 기만"
민주당은 "내란 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이 여전히 정부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윤석열씨가 (면직안을) 재가한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 직무가 배제됐다고 했는데 역시 새빨간 거짓말임이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장 수사기관은 이 장관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행안부 장관 자리를 비워 둘 수 없는 점을 감안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 안전 등과 관련된 중요한 위치인데, 탄핵으로 공석이 될 수 있어 사의 표명을 했고 이를 재가한 것 같다"고 했다.
이 장관 사임으로 행안부는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흔들림 없는 업무 추진과 국민 안전을 위한 근무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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