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맥도널드 매장 직원 신고로 ‘덜미’
사립고 수석·펜실베이니아대 컴퓨터공학 석사도
체포 당시 소음기 권총·‘보험사 비판’ 성명서 휴대
폭탄 테러리스트 유나바머에는 “정치적 혁명가”
미국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미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총격 살해 사건의 용의자가 9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州)에서 체포돼 기소됐다. 용의자는 사립 고교를 수석 졸업한 뒤, 컴퓨터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한 20대 엘리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경찰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대표였던 브라이언 톰슨 CEO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된 루이지 만조니(26)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만조니는 이날 오전 펜실베이니아 알투나의 한 맥도널드 매장에서 검거됐다고 한다. 경찰은 일단 위조 신분증 제시 등 혐의로 신병을 확보한 뒤, 살인 사건 관련 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오후 6시 펜실베이니아주 블레어카운티 법원에 출두해 심문을 받은 그는 이 지역에서 불법 총기 소지 등 5개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와 별개로 뉴욕에서도 2급 살인 등 3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만조니는 지난 4일 오전 6시 44분쯤,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소음기가 달린 권총으로 톰슨 CEO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후 폐쇄회로(CC)TV에 찍힌 그의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섰으나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어 왔는데, 이날 오전 9시 15분쯤 맥도널드 매장 직원의 신고로 만조니의 도주극도 닷새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체포 당시에도 만조니는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권총은 3D 프린터로 제조된 부품을 조합해 만든, 이른바 ‘고스트 건’(일련번호가 없는 유령총)이었다고 조지프 케니 뉴욕경찰청 수사과장이 설명했다. 만조니는 또, 건강보험사의 이익 추구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도 휴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일각에서 ‘범인은 전문 킬러’라는 분석이 나왔던 것과 달리, 만조니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컴퓨터 전문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그에 대해 “볼티모어의 사립 고교를 수석 졸업한 뒤, 펜실베이니아대에 진학해 컴퓨터 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했다”며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게임을 좋아하는 고학력자이자 여행 애호가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 CNN방송은 “만조니는 폭탄 테러리스트로 악명 높은 ‘유나바머’(본명 테드 카진스키) 정치적 혁명가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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