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공공투자기관 대전서 출범
수도권 중심의 투자 생태계 바꿀 기회"
"관치 아닌 자율성으로 펀드 키워야"
편집자주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
한국일보와 대전시, 대전투자금융㈜이 '지역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투자중심 기술금융 리더'를 주제로 10일 대전 호텔ICC 크리스탈볼룸에서 마련한 '미지답(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 대전 포럼'에서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국내 최초 공공투자기관인 대전투자금융 연착륙과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송락경 광주과학기술원 브릿지융합지원단장은 "대전투자금융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 관치(官治)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립적 운영이 가능한지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자율성을 강조했다. 송 단장은 이어 "딥테크 기업이 지역의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선 규모의 확대(스케일업) 단계로 진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유형의 금융 수요가 생긴다"며 "이 생태계로 다양한 투자가 유입될 수 있도록 대전투자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면 좋을 것"이라는 바람을 전했다.
"대전시가 대전투자금융에 출자한 500억 원은 벤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중한 투자이지만 넉넉지 않은 자본이기도 하다"고 운을 뗀 박근진 대성창업투자 고문은 "세금 중심의 자금 확보는 한계가 있는 만큼 성공한 벤처기업이 스타트업에 재투자하고 개인 투자펀드를 모금하는 등 기업에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토양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고문은 또 "투자는 적어도 5년 이상 지나야 결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며 "기관이나 심사역의 평가 역시 단기 수익보다 질적 평가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짚었다.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와 운용을 주문한 것이다.
대전투자금융 출범이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환경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장남준 한국벤처투자 지역균형발전실장은 "수도권에 자금, 기업이 몰려 지역 투자생태계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대전투자금융이 인적·물적 투자를 통해 조직 역량을 키우고 단발성 처방이 아닌 지역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전을 중심으로 한 공공투자기관이 딥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시대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쏟아졌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대기업(레거시 기업), 플랫폼 기업이 중심이 된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고 진단한 김판건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는 "국내 최고 과학기술기반을 갖춘 대전이 산업 생태계를 딥테크 기반으로 전환시키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매년 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해 성과를 낸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클러스터와 같은 비전을 갖고 펀드 규모를 키우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상경 에트리홀딩스 대표는 "대전투자금융이 더 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빅 브라더(맏형) 역할을 해야 한다"며 "우수한 역량을 지닌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펀드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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