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편집자주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면 신발 끈을 묶는 아침. 바쁨과 경쟁으로 다급해지는 마음을 성인들과 선현들의 따뜻하고 심오한 깨달음으로 달래본다.
우리야는 군인이다. 상관은 요압, 그 위는 다윗 왕이다. 우리야는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했다. 상관의 명령은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군인은 믿기 때문이다. 그렇게 믿고 그는 전쟁터에서 죽었다. 그런데 자기가 죽은 진짜 이유를 그는 몰랐다.
우리야는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상관이 왕궁에 가라고 한다. 왕이 소환한 것이다. 안부를 묻고 다윗은 집에 가서 쉬라고 했다. 우리야는 이렇게 답한다. “저의 상관 요압과 제 상관의 부하들이 들판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집에 들어가서 먹고 마시고 아내와 함께 누울 수 있겠습니까?”(사무엘하 11:11, 새한글 성경). 우리야는 신하들과 함께 성문 대문에서 잤다.
아내도 보지 않고 전쟁터로 돌아간 우리야는 적의 성문 앞까지 전진했다. 요압이 명령했기 때문이다. 너무 가까이 간 나머지 성벽 위 궁사의 활을 맞고 그는 죽었다. 요압이 무모하게 그를 전진시켰다. 사실 요압은 왕의 명령을 따른 것이었다. “우리야를 격렬한 전쟁의 맨 앞에 세우시오. 그리고 그대들은 그의 뒤를 따르다가 되돌아오도록 하시오. 그러면 그가 맞아서 죽을 것이오.’(15) 대체 다윗은 왜 그를 죽음으로 몰았을까?
어느 날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는 다윗에게 아기를 가졌다고 알렸다. 우리야가 전쟁터에 나간 사이, 옥상을 거닐던 다윗은 옆집의 밧세바가 목욕하는 장면을 보았다. 그리고 “여자가 그에게 오자 다윗은 그와 잠자리했다. 여자는 생리 후 깨끗하게 하는 절차를 끝낸 상태였다. 그러고서 여자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4) 다윗이 우리야를 소환한 이유는 그가 어서 아내와 잠자리를 갖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충성 말고는 모르는 우리야는 나라를 생각하며 성문에서 잔 것이다.
죽는 순간, 나라를 향한 충성심으로 고통은 이길 수 있었지만, 왕이 잠시 소환했던 때가 아내를 품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였던 것을 알고 군인은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 같은 순간 아내 뱃속에는 다른 이의 씨앗이 자라고 있었고, 다윗은 초조하게 우리야의 전사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라리 모르고 죽은 것이 다행이다.
충성스러운 군인은 상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한다. 왕과 요압은 이를 악용했다. 왕은 자기 잘못을 덮기 위해 요압은 정치적 계산 속에,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군인을 죽였다.
후기는 이렇다. 다윗은 밧세바와 결혼해서 솔로몬을 낳았다. 하나님은 이방 신과 여자에게 정신 못 차리는 솔로몬에게 실망하여 나라를 두 토막 내었다. 다윗은 말년까지 자식들의 온갖 추접스러운 일을 겪었다. 요압이 편히 죽지 못하게 하라고 유언을 남겼으며, 솔로몬은 요압을 잔인하게 죽였다. 다윗은 관음증으로, 밧세바는 노출증으로 영원 무궁히 입에 오른다. 그나마 우리야는 충성스러운 군인으로 역사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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