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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만에 끝난 서울의 겨울...尹 헌정사상 세 번째 탄핵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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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만에 끝난 서울의 겨울...尹 헌정사상 세 번째 탄핵 대통령

입력
2024.12.14 17:26
수정
2024.12.14 18:25
4면
0 0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까지 혼돈의 11일]
1차 탄핵소추안 폐기 후 검·경·공수처 수사 본격화
윤 대통령 '내란 수괴' 지목하는 정황 속속 드러나
궤변으로 점철한 12일 대국민담화, 탄핵 결정타
여당까지 돌아서며 결국 14일 탄핵안 국회 통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선포한 무모한 비상계엄이 자신을 파국으로 이끌기까진 11일이 걸렸다. 여당인 국민의힘의 비호로 1차 탄핵소추안 국회 결의는 폐기됐지만, 이후 여당 내 자중지란과 윤 대통령의 궤변으로 점철된 12·12 대국민담화는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도, 분노를 줄이지도 못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세 번째로 탄핵안이 가결된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6시간 만에 막을 내린 위헌적 계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시간여 뒤인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시간여 뒤인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계엄군이 창문을 깨고 진입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3일 오후 10시 25분쯤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정 2인자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론 용산 핵심 참모들조차 비상계엄 선포 직전까지 관련 상황을 몰랐을 만큼 극비리에 진행됐다. 비상계엄 선포 한 시간 만에 계엄 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할 계엄사령부가 설치됐다.

계엄사령관은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다'는 위헌적 내용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발표했고 자정 무렵부터 방탄복과 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진입을 시도했다. 이를 막으려는 의원·보좌진의 대치가 벌어지면서 국회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았다.

많은 의원이 경찰에 가로막힌 정문과 측문을 피해 담을 넘어 본회의장으로 들어갔고, 4일 오전 1시 열린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은 참여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계엄 선포 155분 만의 일이다. 계엄군은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자 국회에서 철수했다.

그로부터 3시간 30분여 뒤 윤 대통령은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시간 만의 상황 종료이자, 국민을 충격에 몰아넣은 '계엄 공포'가 '탄핵의 서막'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내가 뭘 잘못했나'식 대국민담화, 탄핵의 결정타

한덕수(가운데)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로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가운데 긴급 소집된 회의를 마친 후 최상목(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및 국무위원들과 국무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가운데)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담화로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가운데 긴급 소집된 회의를 마친 후 최상목(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및 국무위원들과 국무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탄핵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여당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1차 탄핵 표결 당일인 7일 아침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하면서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이 표결에 불참, 1차 탄핵소추안은 폐기됐다. 비판 여론이 비등했다.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는 본격화했다. 9일 검찰이 계엄 건의자이자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 대통령은 사실상 ‘내란 수괴’로 지목됐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규정했다.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대통령을 겨냥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이후 수사와 국회 현안질의 등을 통해 “계엄 당시 ‘국회의원들을 의사당에서 끌어내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는 등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임을 가리키는 정황들이 속속 폭로됐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1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12일 궤변으로 점철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탄핵의 결정타였다. 그는 계엄 선포를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 행위”라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국민을 탄식하게 했다. 1차 탄핵 이후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하겠다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라며 “당론으로 탄핵을 찬성하자”고 밝혔고, 찬반 입장을 유보했던 여당 의원들도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

불법계엄 선포 후 11일이 지난 14일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의 많은 반대를 뚫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가결됐다. 이로써 2022년 5월 10일 시작된 윤 대통령의 직무는 949일 만에 정지됐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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