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국회 출입 통제 및 선관위 경력 투입 지시한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구속됐다. 14만 경찰을 통솔하는 경찰청장과 서울 치안을 총책임지는 서울청장이 동시에 구속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오후 3시부터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조 청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청장은 영장 심사를 포기했다.
이들은 계엄 당일인 3일 밤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사령부 등의 지시로 국회를 전면 통제해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을 방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은 비상계엄이 발표되기 3시간 30분 전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 대통령을 만났다. 당시 윤 대통령은 조 청장과 김 청장에게 계엄 관련 지시사항이 담긴 A4용지 1장씩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조 청장은 이날 오후 2시 22분쯤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도착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검회색 경량 점퍼에 마스크를 착용한 그는 '국민께 할 말이 있나' '윤 대통령이 6번 전화해서 국회의원 체포하라 지시한 것이 맞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 청장 측은 그간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체포 명령' 등을 이행하지 않고 계엄에 반대해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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