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에 분노·침통·부정
"국힘 의원들이 대통령 배신해,
헌법재판소 올바른 판단 기대"
"국민의힘을 해체하라. 배신자는 사퇴하라."
14일 오후 5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된 순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은 충격에 빠진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연단에 있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기죽지 마라"고 하자, 두 손을 그러모은 채 눈을 질끈 감은 한 참가자는 "아멘"이라고 답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자유통일당, 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 등이 주최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10만 명(4만1,000명)이 모였다.
탄핵 가결 소식에 곳곳에선 한탄이 쏟아졌다. 고성을 지르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둥글게 모여 기도를 하기도 했다.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자리를 뜨는 참가자도 있었다. 또 찬성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의원 이름을 한 명 한 명 연호하며 "급살하라" 등 욕설을 내뱉거나 사퇴하라고 소리쳤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집회 현장에 나온 신정빈(38)씨는 "대통령을 배신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를 보니, 홀로 담화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고 눈물을 쏟았다. 이어 "대통령을 옹호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배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감추지 못했다.
탄핵 소추안 결과를 아예 부정하기도 했다. 전 목사가 "8표의 무효는 상식적으로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하자, 분노한 집회 참가자들이 "부정선거"를 연호하며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즉각 압수수색 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연단 위로 올라온 응천스님은 "선관위가 갑자기 전산 서버 대체 작업에 들어갔다"며 "서버 복사로 만천하에 부정선거 진상이 드러날 것에 대비한 증거인멸이다. 즉각 압수수색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희망을 걸겠다는 참가자도 많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정용호(68)씨는 "탄핵 절차가 무효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재판소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그날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보수단체들은 탄핵 무효를 위해 15일 오후 1시부터 헌법재판소 앞에서 매일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토요일인 21일에는 광화문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