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한꺼번에 사형 선고는 10년 만에 처음"
6년 전부터 캄보디아서 마약류 626㎏ 들여와
베트남 마약 조직 일당이 24일 베트남 호찌민시 인민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해 있다. 법원은 27일 마약밀수 혐의로 두목 부호앙아인(앞줄 오른쪽 두 번째)과 조직원 26명에게 무더기 사형 선고를 내렸다. 호찌민=AFP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마약 밀수 조직 두목과 조직원 등 27명이 한꺼번에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정도 인원의 마약 사범에게 사형이 무더기로 선고된 것은 베트남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사형 집행 국가이기도 하다.
28일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호찌민시 인민법원은 전날 마약 조직 두목 부호앙아인(67)과 조직원 26명에게 사형을 일괄 선고했다. 나머지 조직원 6명에게는 종신형이, 2명에게는 징역 20년형이 내려졌다. 두목 아인에게는 2억 동(약 1,160만 원)의 벌금형도 별도로 선고했다. VN익스프레스는 “이번 판결은 지난 10년간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수의 개인이 한꺼번에 사형을 선고받은 이례적 사례”라고 전했다.
아인과 조직원들은 2018년 3월~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으로 약 626㎏ 분량의 필로폰, 헤로인, 케타민 등 마약을 수입해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등 전국 각지에 유통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유통된 마약 관련 금액은 총 5,480만 달러(약 80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20년 초부터 약 3년 동안에는 129차례에 걸쳐 자동차나 차량 엔진에 마약을 숨겨 밀수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텔레그램보다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시그널’ 메신저를 이용해 현지 공안 감시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두목 아인은 2009년 마약 밀매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된 전력이 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유사 범죄 또는 다른 범죄로 수감 생활을 했다.
베트남은 전 세계에서 마약 범죄를 가장 엄격하게 처벌하는 국가 중 하나다. 헤로인이나 코카인 600g 이상, 또는 필로폰 2.5㎏ 이상을 소지 또는 밀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는 한국과 달리, 베트남은 사형 판결이 내려지면 실제 집행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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