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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맞닥뜨린 '딥시크 충격'에… 코스피 한때 250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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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맞닥뜨린 '딥시크 충격'에… 코스피 한때 2500 붕괴

입력
2025.01.31 17:02
수정
2025.01.31 17: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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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코스피 순매도 4개월 만 최대
SK하이닉스 장중 11% 넘게 폭락하기도
美 관세 재확인에 환율 다시 1450원대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거래 중인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거래 중인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일주일 만에 거래를 재개한 국내 증시와 원·달러 환율이 휴장 기간 대외 충격을 한꺼번에 몰아 받으면서 크게 출렁였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가성비 AI 모델’이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결과 코스피는 장중 2,500선 아래로 떨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엄포 등으로 환율은 20원 넘게 뛰어올랐다.

3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43포인트(0.77%) 내린 2,517.37로 마감했다. 이날 2,534.33으로 출발한 지수는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리다 낮 12시쯤 2,496.95로 저점을 찍었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거셌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8,928억 원, 1,625억 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1조1,213억 원 매도를 쏟아내며 코스피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9월 19일(1조1,713억 원) 이후 최대였다.

중국 딥시크 충격파가 뒤늦게 상륙한 모습이다. 연휴 기간 중국의 작은 회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거대언어모형(LLM)을 만들어 공개적으로 풀어버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빅테크의 독주 기반이 된 대규모 AI 설비투자에 대한 무용론과 함께 AI마저 중국의 사정권 내에 들어왔다는 우려가 시장을 뒤덮었다. 결국 고사양 AI 반도체 수요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에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주가는 27일(현지시간) 각각 17%씩 폭락했다. 28일부터는 변동 폭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불안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주도 영향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엔비디아에 최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개장과 함께 곤두박질쳐 장중 11.86% 폭락한 19만4,800원까지 떨어졌다. 종가는 9.86% 하락한 19만9,200원으로 지난해 8월 5일(-9.87%)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이 승인됐다는 외신 보도에도 2.42% 하락 마감했고, SK하이닉스에 HBM용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 주가 역시 6% 넘게 내렸다. 딥시크의 등장이 악재로만 작용한 건 아니다. 저비용 AI 모델 상용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네이버(6.13%), 카카오(7.27%) 등 소프트웨어 종목은 일제히 반등했다.

외환시장 역시 연휴 기간의 대외 변수를 일시에 반영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인 24일보다 21.4원 급등한 1,452.7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24일까지 4거래일 연속 1,430원대를 유지하다 재반등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4연속 인하하고, 간밤 트럼프 대통령이 2월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딥시크 충격에 따른 위험 선호 심리 후퇴와 외국인 투자자 증시 이탈도 원화 약세 부담을 키웠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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