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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초비상

“코로나 2차 대유행 초기” 되살아난 3월 악몽

입력
2020-08-16 18:09
수정
2020.08.16 23:25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서울ㆍ경기지역에서만 하루 사이 237명 발생하면서 인구 최대 밀집지역인 수도권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현재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을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단계'로 정의하면서 향후 2주를 최대 고비로 보고 있다. 수도권 확산세를 이 기간 안에 진압하지 못할 경우, 2월 신천지발 대확산의 재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 회의에서 "2월 신천지발 집단감염으로 시작된 대구ㆍ경북 사태가 수도권에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국민들께서 걱정한다"고 말하며 이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잦아든 불이라 여겼던 신종 코로나가 하필이면 15일부터 이어진 연휴와 휴가철이 겹친 시기에 수도권에서 급격히 번지면서 국내 상륙 이래 유례없는 전국 동시다발 유행의 불씨가 살아난 것이다.

박능후 중안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교회와 식당, 시장, 학교 등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집단감염이 재차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상황"이라며 "감염이 발생하는 지역도 수도권 외로 확대되고 있어 전국적인 감염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재유행의 초기단계로 보인다"며 "앞으로 2주간의 상황이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니 서울과 경기 주민은 가급적 다른 시도로 이동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강제성을 띄지는 않았으나 당국이 수도권에 이동 자제를 권고한 것은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279명을 기록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을 넘어선 건 신천지발 유행이 이어지던 3월 11일(242명) 이후 159일 만이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집단감염 등 영향으로 전체 88%에 달하는 237명이 서울ㆍ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서울에서 141명, 경기에서 96명이 발생했다. 서울에서 하루 사이 100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건 신종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처음이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이날 정오 기준 190명이 추가 확진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249명에 달했다. 같은 시간 기준 우리제일교회와 관련해서는 교인 17명과 지인 4명 등이 추가 확진돼 누적 126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양천구 되새김 교회 관련해서도 자가격리 중인 교인 2명과 지인 1명이 확진돼 누적 7명에 달했다.

우리제일교회와 달리 사랑제일교회측은 신도명단 제공 등에 있어 적극적으로 당국에 협조하지 않아 확산세를 막을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제일교회의 경우 신도 600명에 대한 검사와 격리가 완료된 반면,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신도명단이 부정확해 추가 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1차장은 "검사를 받은 사랑제일교회 신도 800명 중 2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25%의 높은 양성율을 보이고 있어 나머지 교인들에 대한 검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집회에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신도들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 참가자 정보를 당국이 파악하지 못해 'n차 전파' 에 속수무책일 가능성도 높다.

이밖에 서울 강남구 금투자 회사 골드트레인 관련 2명이 추가 확진됐고, 골드트레인과 연관된 경기 양평군 모임 관련 자가격리 중인 2명이 새롭게 확진됐다.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 집단감염과 관련해선 이날에만 1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4월 17일 이후 처음으로 중국 입국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했다.

수도권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중안본은 중증환자 치료병상과 생활치료센터 추가 확보에 나섰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병상 339개 중 추가 확진자 입원 가능 병상은 97개다. 수도권에서 사용 가능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도 전체 1,479개 중 797개가 여유분으로 남아있다. 수도권 일일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섬에 따라 서울ㆍ인천ㆍ경기지역 병상 공동대응체계가 가동되고 있다. 앞서 15일부터 서울시가 종교시설에 정규예배와 법회 외 모임과 행사를 금지했고, 같은 날 경기도도 종교시설과 PC방, 학원 등 5만5,196개소에 대해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김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