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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초비상

불교·천주교서도 서울 첫 연쇄감염... '합격기원' 수능 앞 '비상'

입력
2020-09-08 16:40
수정
2020.09.08 20:49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소재 불교 종파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의 문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영등포구 소재 불교 종파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의 문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서울의 불교, 천주교 종교시설에서도 발생했다. 지금까지 개신교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하던 코로나19가 다른 종교 시설을 통해서도 확산한 것이다. 서울시는 대면 법회 및 미사 중지를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8일 시와 영등포구에 따르면 불교 종파로 알려진 '일련정종' 서울포교소에서 교직자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신도 등 12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그간 불교와 천주교에선 집단 감염이 벌어지지 않아 기독교와 달리 대면 미사나 법회가 허용됐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 등이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나흘 동안 법회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하고 확산 경로 및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박유미 시 시민건강국장은 "소모임을 따로 가졌는지, 식사 제공을 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며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추가 접촉자 및 최초 감염 경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시와 구는 나흘간의 법회 참석자 315명 중 207명에 대한 검체 검사를 실시, 이 중 확진자 12명을 확인했다. 188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108명에 대해서는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집단감염지로 확인된 불교 종교시설은 무등록 상태에서 포교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일련정종 측이 '대한민국 일련정종'이란 명칭으로 재단법인 신청을 해 왔다"며 "군국주의를 찬양하고 신사참배를 합리화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법인 등록을 모두 불허했다"고 말했다. 일련정종은 일본 승려가 창시한 불교의 한 종파로 일본에서 건너왔다. 영등포구 소재 포교소는 시내 일련정종 관련 포교소 중 가장 큰 시설로, 700~800명의 신도가 법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는 추정했다. 시는 정확한 포교 시설 및 신도 수를 파악하기 위해 일련정종 측에 자료를 요청했다.

이날 천주교 성당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은평구 소재 '수색성당' 관련 환자는 총 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성당 교인이 처음으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교인과 지인 3명이 잇따라 확진됐다. 역학조사 결과 일부 확진자들은 성당 미사에 참석했고, 교인끼리 다과 및 식사 모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은평구는 '8월22일~9월2일 수색성당을 방문한 주민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반드시 검사를 받아달라'는 안전문자를 성당 방문자 400여명에 이날 보내 검사를 촉구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종교시설을 통한 집단감염이 지속되자종교시설에 대한 방역 수위를 격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능시험을 앞두고 종교시설에는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는 학부모 발길이 이어진다. 김경탁 시 문화정책과장은 "조계종을 비롯해 천주교에서 자발적으로 대면 법회ㆍ미사를 중단했지만 그 동안 확진자가 없었던 곳에서 환자가 나온 만큼 정부에 대면 법회와 미사를 중지해 줄 것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강동구 소재 콜센터에선 전날 4명의 환자가 추가 발생(총 22명)하면서 서울에선 산발적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콜센터가 사용 중인 8층 사무실 문 손잡이와 같은 층 에어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박 시민건강국장은 "문 손잡이 등을 통해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며 "콜센터와 사무실, 학교 등에선 두 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여의도ㆍ뚝섬ㆍ반포한강공원 일부에 대해 이날 오후 2시부터 통제하고 있다.


양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