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해 여의도와 뚝섬, 반포 등 주요 한강공원에서 이른바 '밀집 지역' 출입이 통제된 첫날인 8일. 출입이 허용되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풍선 효과'에 더해 밤이 되자 통제선을 넘어 야간 취식을 한 이들을 향한 곱지 못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수의 한강공원 방문 '인증샷(사진)'이 올라왔다. 실제로 통제 구역인 여의도 등의 한강공원은 한산했으나, 마포대교 근처나 망원지구를 찾는 인파가 그만큼 더 많아졌다. 같은날 망원 한강공원을 방문한 한 누리꾼은 "바람만 쐬러 잠시 나왔는데, 밤 9시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며 "나도 나왔지만 정말 사람이 많다"고 혀를 내둘렀다.
또 많은 숫자는 아니었으나 안내선과 통제문에도 아랑곳않고 출입이 금지된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시는 시민들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통제구역은 아니라지만 불과 3~4m 떨어진 길목과 계단 등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는 설명이다. 달리기를 하러 뚝섬 한강공원을 찾은 윤모(32)씨는 "늦은 시간에는 단속하는 관계자가 없다보니 통제선을 넘어가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더라"고 전했다.
강화된 거리두기 2.5단계와 통제 조치에도 여전히 공원으로 몰리는 시민들을 향한 원성도 적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교회나 집회뿐 아니라 한강공원 관련 코로나19 확진자에게도 구상권을 청구해 검사비,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카페나 술집 대신 한강공원 같은 야외로 사람들이 몰리며 '방역 구멍'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여의도 한강공원과 뚝섬 한강공원의 일부 광장, 반포 한강공원의 피크닉장 등 공원 주요 장소를 통제했다. 11개 한강공원 주차장 43곳도 밤 9시 이후에는 들어갈 수 없고, 매점 28곳, 카페 7곳도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한다.
이번 조치는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이 종료될 때까지 적용된다. 다만 한강공원 안에서 취식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어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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