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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촛불시위는 쿠데타…입국 막는 건 공산당" 작심 극우 발언

입력
2020-12-20 14:38
수정
2020.12.20 14:52
유승준. 유튜브 캡처

유승준. 유튜브 캡처

병역 기피 논란으로 국내 입국이 막힌 가수 유승준(스티브 유·45)이 속내를 드러냈다. 최근 정치권에서 발의된 '유승준 방지 5법'에 대해 울분을 터트리는 한편 "군대 가겠다는 약속 지키지 않은 게 죄냐"면서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이다. 자신의 한국 입국 제한이 정치권의 선동에 따른 사회주의적 통제 때문이라는 극우적 주장도 펼쳤다.

유승준은 지난 19일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내가 공공의 적이냐, 내가 살인했냐, 내가 성범죄자냐. 뭐가 무서워서 한 나라가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를 한국에 들어오는 걸 이렇게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며 “세금으로 일하는 정치인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 말이 되냐, 장난하냐”고 소리쳤다.

앞서 17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다섯 가지 법안 일명 ‘유승준 방지5법(국제법·출입국관리법·재외동포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을 발의했다.

유승준은 군입대를 약속한 뒤 이를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선 대수롭지 않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는 "내가 왜 대국민 사과를 하냐. 내가 정치인이냐. 내가 팬과 약속했지 국민과 약속했냐”라고 따졌다. 이어 "(군대 가겠다는) 약속 지키지 못했다. 그게 죄냐. 너네는 평생 네가 약속한 거 다 지키고 사냐. 말하는 것 바꾸는 건 정치인들 주특기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승준은 자신이 병역기피자로 몰린 것도, 입국이 막힌 것도 모두 정치권의 선동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정치에 대한 불만으로 돌리려 애썼다. 그는 "19년 전에 한물 간 연예인이 한국땅을 밟는 것으로 젊은이들의 사기가 떨어질 정도의 허술한 시스템이라면 그 조직 자체를 운영하는 정치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장관, 문재인 대통령 등을 언급하며 "내가 청년들을 허탈하게 만든다니 정치인들의 비리와 두 얼굴을 보며 더 허탈해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의 적은 북한 빨갱이, 김정은, 사회주의가 아니냐"며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만나 손 잡고 포옹하고 이야기하는 것이 군대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게 아니냐"며 극우적 발언을 이어갔다.

유승준은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해 말하지 못했다면서 정치 이슈에 대한 작심발언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선 "눈가리개로 막아서 분노하게 만들어서 선동하고 꾸미고 거짓말로 뒤집어씌우고 인민재판으로 재판 시작도 전에 대통령을 죄인 만들어서 감옥에 쳐놓고, 그런 일에 참여한 당신들은 더 험한 일을 당할 것"이라며 "촛불시위는 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유승준은 극우 세력에 호소하려는 듯 "국민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내가 한국에 가는 것을 막도록) 아젠다와 체제를 만들고 사람들을 통제하는 것이 공산당, 사회주의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게 아니라 정치에 휘말려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기도 했다.

유승준은 미국 거주 중 1996년 귀국해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다 입대를 약속했지만 이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그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려다 거부당하자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으나,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해 또 소송을 냈다.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