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2020년 민주주의 성숙도가 2015년 '결함 있는 민주주의' 평가 5년 만에 '완전한 민주주의' 평가를 받았다. 조사 대상인 전 세계 167개국 가운데 23위를 기록, 턱걸이로 민주주의가 '완전한'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과 프랑스가 여기서 제외된 것도 눈길을 끈다. 북한은 15년 연속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부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0'에 따르면 한국은 10점 만점에 8.01점을 받아 '완전한 민주주의' 평가를 받았고 전 세계 민주주의 순위 23위에 올랐다. 한국은 2008년 이후 '완전한 민주국가'로 평가받아 왔지만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기 '결함 있는 민주국가'로 분류된 후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차인 2019년까지 이 지위를 유지했다가 5년 만에 최상위권 그룹에 재합류한 것이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국민 자유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한다. 이를 토대로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혼합형 정권',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한다. 한국은 항목별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17점, 정부 기능 8.21점, 정치참여 7.22점, 정치문화 7.5점, 국민 자유 7.94점을 각각 획득했다. 순위는 전년과 같지만 평균 점수가 0.01점 올라 이번에 완전한 민주주의 호칭을 다시 받은 것이다.
순위 | 국가 | 점수 | 민주주의 형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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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노르웨이 | 9.81 | 완전한 민주주의 |
2위 | 아이슬란드 | 9.37 | 완전한 민주주의 |
3위 | 스웨덴 | 9.26 | 완전한 민주주의 |
4위 | 뉴질랜드 | 9.25 | 완전한 민주주의 |
5위 | 캐나다 | 9.24 | 완전한 민주주의 |
... | (중략) | ||
21위 | 일본 | 8.13 | 완전한 민주주의 |
22위 | 스페인 | 8.12 | 완전한 민주주의 |
23위 | 한국 | 8.01 | 완전한 민주주의 |
24위 | 프랑스 | 7.99 | 결함 있는 민주주의 |
25위 | 미국 | 7.92 | 결함 있는 민주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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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위 | 차드 | 1.55 | 권위주의 체제 |
164위 | 시리아 | 1.43 | 권위주의 체제 |
165위 | 중앙아프리카공화국 | 1.32 | 권위주의 체제 |
166위 | 콩고민주공화국 | 1.13 | 권위주의 체제 |
167위 | 북한 | 1.08 | 권위주의 체제 |
EIU 보고서는 2020년 현재 전 세계에서 완전한 민주국가는 23개국, 결함 있는 민주국가는 52개국, 혼합형 정권은 35개국, 권위주의 체제는 57개국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상위권에는 전체 1위를 차지한 노르웨이와 2위 아이슬란드, 3위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다수 포진했다. 하위권에는 차드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이 다수 오른 가운데 북한은 1.08점을 얻어 조사 대상 167개국 중 167위에 자리했다. 북한은 2006년 이후 15년째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홍콩과 대만의 희비가 엇갈렸다. EIU는 대만이 전년 순위보다 무려 20계단 오른 11위(8,94점)에 자리잡았다면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큰 진전을 이뤘다며 대만을 이번 집계의 '스타'로 평가했다. 반면 홍콩은 전년보다 12계단이나 추락해 87위에 올랐다. '결함 있는 민주국가'에서 '혼합형 정권'으로 분류까지 바뀌었다. EIU는 홍콩의 순위 하락에 대해 "반대의견에 대한 당국의 탄압"을 거론했고 홍콩 프리프레스는 "홍콩의 순위는 싱가포르나 태국보다도 10여 계단 아래"라며 지난해 6월 30일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후 반체제 인사들이 잇따라 체포되고, 의회인 입법회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민주주의를 악화시켰다고 EIU는 분석했다. EIU는 "각국이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했다"며 2020년 조사대상국 전체의 평균 점수는 5.37점으로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체 167개국의 약 70%인 116개국이 전년보다 점수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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