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권을 공유하는 강원 원주시와 횡성군이 공군 블랙이글스 소음 및 오염물질 배출 피해 등 현안 해결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블랙이글스 관련 민원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원창묵 원주시장과 장신상 횡성군수 등은 8일 횡성군청 회의실에 모여 공통된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화려한 곡예, 저공비행을 자랑하는 전투기 편대인 블랙이글스는 원주시내 한 공군부대에 자리하고 있다. 평상 시 이곳을 이륙한 전투기는 횡성군 상공에서 주로 훈련한다.
이에 횡성군 갈풍리와 교항리 주민들은 곡예, 저공비행 시 내뿜는 전투기 소음과 연막 사용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횡성군민들이 구성한 대책위가 지난달 말 훈련중단과 오염물질에 대한 확인을 공군본부에 요청하며 원정시위에도 나섰으나, 만족할 만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교항리의 한 주민은 "대책위에서 진행하는 1인 시위가 120일을 넘었으나 공군은 주민들의 요구에 모두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며 "소음과 환경오염 우려가 큰 땅을 후손에 물려주게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블랙이글스의 또 다른 피해자인 원주시가 가세함에 따라 공군을 향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양측은 조만간 김광수 부시장과 김옥환 부군수를 공동추진단으로 한 협의체를 구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새 공군참모총장이 임명되는 대로 피해 주민들과의 면담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피해를 본 지역은 물론 정치권까지 보폭을 넓히며 연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양측은 원주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와 원주(횡성)공항 기능 강화에도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원 시장과 장 군수는 "두 지역이 동반 성장하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인 계기를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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