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상기후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면서 기후위기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워졌다. 주요 20개국(G20) 정상은 약 2년 만의 비대면 회의를 마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자"는 데 다시 한번 뜻을 모았고, 같은 날 개막한 제2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도 197개국이 참가해 머리를 맞댔다. 세계가 주목한 '1.5도'란 목표의 의미는 무엇인지 등 기후위기 주요 용어들의 의미를 정리해 봤다.
① '1.5도 이내' 모델 경로
기후과학자들이 가장 바람직한 온난화 시나리오로 꼽는 건 '1.5도 이내' 모델 경로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상 높아져선 안 된다는 설정이다. 인류 생존을 위한 일종의 마지노선이다.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상승하면, 1.5도 상승했을 때보다 해수면이 10㎝는 더 높아져 인구 1,0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 물 부족 인구도 최대 50% 늘어날 전망이다. 1.5도 상승 시에는 100년에 한 번 해빙하는 북극이, 2도 상승 시에는 10년에 한 번꼴로 녹아내려 복원도 불가능해진다. 1.5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숫자인 이유다.
이미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00~1900년대 대비 약 1도 상승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2030년부터 2052년 사이에 0.5도가 더 상승할 전망이다. 결국 앞으로 2100년까지 남아 있는 약 80년간 '0.5도 상승'을 막으려는 지구촌의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2015년 12월 파리기후회의(COP21)에서 각국이 중지를 모았고,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도 재확인한 목표다.
② 탄소 중립
탄소 중립은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한 실질적 목표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순 배출량을 0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른바 '넷제로'다. 단순하게 보면 인간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이를 흡수할 산림 등은 늘려야만 달성할 수 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자는 게 2018년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의 주요 논의 내용이었다. 이후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이 각자 탄소 중립 정책을 내놨지만, G20 정상 회의에선 탄소 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 박는 데에 실패했다. 인도, 중국 등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온 선진국들이 역사적 책임을 지는 게 먼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위기에 몸살을 앓은 영국 등이 석탄화력 발전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취한다는 점에 비춰,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③ 탄소 가격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탄소를 배출하는 주체가 대기오염과 기온 상승 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올해 기준 전 세계에서 시행 중인 탄소 가격제는 64개에 이르고,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1.5%에 탄소 가격이 붙는다. 대표적 사례가 '배출권거래제도'다. 각 기업의 탄소 배출 허용 총량을 제한하고, 허용량보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면 다른 기업에 남은 배출권을 팔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드는 방식이다. 또 다른 예로는 '탄소세'가 있다. 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그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직접 방식으로, 조세 저항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④ 탈탄소화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춰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전기의 단위당 탄소 발생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다. 풍력,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자원 사용을 늘려 가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탄소 포획·저장 장치(CCS) 기술을 적용해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CCS는 말 그대로 대기 중 탄소를 포집, 활용, 저장·격리하는 기술로, 전 세계 20여 곳의 대규모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⑤ 기후 정의
미래 세대에게는 '조세 정의'만큼 익숙해질 용어다. 금융위기가 그렇듯 기후위기도 약자에게 더 가혹할 수밖에 없다. 기후 정의는 완화, 적응 및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를 통해 기후변화의 부담을 공평하고 공정하게 부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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