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우크라이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어 발음으로 표기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지명은 우크라이나어 발음으로 표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사관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언어, 역사와 문화를 왜곡·비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국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어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아픔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대사관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지명을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 표기해 주실 것을 간청드린다"며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 비교표를 첨부했다. 표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크이우로, 제2 도시 하리코프를 하르키우로, 우크라이나·벨라루스·러시아를 관통하는 강이자 동슬라브 문명의 근간으로 여겨지는 드네프르 강을 드니프로 강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2일 우크라이나 지명을 우크라이나어 발음대로 표기하되 러시아어 발음과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수도를 '키이우(키예프)'로 표현하는 식이다. 앞서 국립국어원은 정부에 키예프를 키이우로 표기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크이우로 썼지만 우리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키이우가 된다.
한편 한국일보는 국립국어원의 권고에 따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키이우'로, 하리코프를 '하르키우'로 표기하는 등 우크라이나 지명을 현지 발음에 가깝게 바꾼다. 다만 독자들의 혼돈을 줄이기 위해 기존 러시아식 발음 표기인 키예프, 하리코프 등을 당분간 함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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