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표 공약이었던 '병사월급 200만 원'이 후퇴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병사 지원 제도와 큰 차이가 없고, 그나마 2025년에야 실시돼 당장 군 입대를 앞둔 20대 남성들에게는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인수위가 공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대선 공약인 '병사 봉급 월 200만 원'은 2025년까지 병장을 기준으로 봉급에 자산형성프로그램을 더해 월 200만 원꼴로 수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인수위 자료에는 자산형성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나와 있지 않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자산형성프로그램 '장병내일준비적금'을 출시한 것을 감안하면 적립식 금융상품과 같이 기존 봉급 일부를 적립하는 금융상품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병내일준비적금은 국방부가 시중은행과 손잡고 18개월의 의무복무(육군 기준)를 마치고 전역할 때 최대 1,000만 원을 갖고 나갈 수 있게 선보인 금융상품이다. 국방부가 올해부터 장병내일준비적금 가입자에게 국가 재원으로 원리금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회복귀준비금을 지급한다.
이런 발표가 나오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실상 공약 파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월 윤 당선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한 줄 공약 '병사 봉급 월 200만 원'을 올리며 취임 즉시 병사 월급 20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혀 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소상공인에 병사들 분노... 청년도약계좌도 후퇴한다니 이젠 청년들이 분노해야 할 때"(yur***), "(대통령) 집무실에 쓸 돈은 있어도 너(병사) 줄 돈은 없다는 마인드 같다"(aer****) 등 비판 글이 달렸다. "자산 형성 프로그램이란 게 혹시 봉급을 비트코인에 넣어 놨다가 오르면 주냐"(뱃살의****), "상병 월급 100만 원, 병장 월급 200만 원이고 전역 1개월 전 병장 진급하는 거 아니냐"(asi*****) 등 공약에서 크게 뒤처진 국정과제조차 이제는 못 믿겠다는 반응도 많다.
지지층 내부에서는 비판과 '무리한 공약이었다'는 냉소가 맞물리고 있다. 보수성향 2030 남성들이 많이 찾는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군 입대를 일주일 앞두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이재명 후보 공약은 매년 35만 원씩 최종 월급 200만 원으로 인상한다는 것이고, 윤석열 후보 공약은 취임 즉시 200만 원이었는데, 이걸 보고 윤석열 후보 뽑은 내 처지가 유머"(민초****)라고 비꼬았다. 자신을 "공익으로 복무 중"이라는 네티즌도 "취임 즉시 병사 월급 200만 원, 여가부 폐지 공약 보고 국민의힘 뽑았는데 뒤통수 맞은 기분"(T1***)이라고 호응했다.
"그대로 강행했으면 나라 꼴이 엉망 됐다. 준비 잘해 (봉급) 올리면 된다"(토트****), "애초에 현실성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엄중*)는 등 한정된 예산을 감안하면 단계적 도입에 찬성한다는 반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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