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일본인보다는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우려가 있다고 보는 한국과 일본 국민 비율은 모두 70%를 넘겼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뚜렷한 상황에서 한국 국민보다는 일본 국민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더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와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20~24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침공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국민 72.8%, 일본 국민의 73%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니다"는 답변은 한국 국민 사이에선 20.5%, 일본 국민 사이에선 20%씩 꼽혔다. 중국의 '하나의 중국' 기조에 대해 한일 국민들이 비슷한 수준의 경계심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한중 관계에 대한 평가'를 물은 질문에 "좋다"고 응답한 한국인은 32.3%(매우 좋다 0.6%, 좋은 편이다 31.7%)에 그쳤다. "나쁘다"는 답변은 63.1%(나쁜 편이다 54.5%, 매우 나쁘다 8.6%)로 집계됐다. "좋다"가 36.0%, "나쁘다"가 57.3%로 집계된 지난해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1년 사이에 한일 관계에 대한 평가가 박해진 것이다. 특히 "좋다"는 응답이 2015년엔 76.2%, 2016년엔 65.4%에 달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을 단행한 2017년 "좋다"는 평가가 16.3%까지 급락한 이후 한중 관계에 대한 평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일중 관계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선 일본인 사이에서 "좋다"는 답변은 18%가 나왔다. 이 중 "매우 좋다"는 0%였다. "나쁘다"는 80%가 꼽혔는데, "나쁜 편이다"는 61%, "매우 나쁘다"는 19%였다. 지난해 같은 조사 때는 "좋다"가 18%, "나쁘다"는 78%였다.
북한 핵·미사일을 두고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한국인과 일본인은 각각 64%와 76%였다.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한 한국인과 일본인은 각 35.6%와 13%였다.
다만 한일 양국의 위기 의식 편차는 몇년 사이 다소 줄었다.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된 2018년 같은 조사에선 한국인의 46.7%가 북한의 핵·미사일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다"고 답해 일본(18.0%)보다 크게 높았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좌절되고 올해 들어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잇따른 것이 한국인의 인식을 미세하게 바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는 광복 50주년이었던 1995년 이후 6월 9일 창간 기념일에 맞춰 일본에서 최대 부수를 발행하는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과 함께 '한일 국민의식 공동 여론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한일 관계에 대한 양국 국민의 평가와 상대국에 대한 신뢰도·친밀도 평가, 중국·북한 등 주변국에 대한 인식 평가 문항을 매해 빠짐 없이 넣은 조사 결과는 그 자체로 역사적 데이터가 됐다.
올해 조사를 한국일보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한국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2~24일 유무선 전화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내 여론조사부를 통해 같은 달 20, 21일 일본인 1,000명을 상대로 같은 방식의 조사를 진행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