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달아나는 흑인을 향해 경찰이 수십 번의 총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의 인종차별·공권력 오남용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교통 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최소 60차례 총격을 받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숨진 제이랜드 워커(25)의 변호인 보비 디셀로는 당시 경찰이 몸에 착용했던 보디캠 기록을 보면 워커가 경찰을 향해 위협적인 행동을 전혀 취한 적 없음에도 이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워커는 도망가는 동안 총기를 손에 들고 있지도 않았다고 변호인은 덧붙였다.
경찰은 성명을 통해 즉각 이를 반박했다. 27일 새벽 12시 30분께 교통 수칙을 위반한 워커가 경찰의 '멈추라'는 명령에 불복, 차를 두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경찰을 향해 '치명적인 위협'으로 받아 들여질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워커의 차를 추적하는 동안 그의 차에서 총기가 발사됐다고도 현지 경찰은 밝혔다.
하지만 숨진 워커의 변호인은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경찰관 2명이 워커에게 총격을 가하기 전 전기충격기를 사용하려고 했다며, 이후 경찰이 90차례 넘게 총격을 가했고 수사에서는 워커에게 60∼80개의 상처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경찰차 10대 정도가 워커를 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당시 상황을 담은 보디캠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크런 경찰 당국은 오하이오 주정부 범죄수사국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초기 수사를 벌일 예정이며 수사가 끝나면 오하이오주 검찰총장의 검토를 거쳐 서밋카운티 대배심에 사건을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댄 호리갠 애크론 시장과 스티브 마일렛 애크론 경찰서장은 "우리는 또 다시 비극적으로 한 젊은이의 이른 죽음과 맞닥트렸다"며 "검찰총장의 범죄 수사가 철저하고 공정하며 정직하게 이뤄질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에서는 2020년 5월 비무장 상태의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46초 동안 목이 눌려 질식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때문에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촉발, 그해 11월 대통령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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