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국군의날 행사에서 '부대 열중쉬어' 명령을 내리지 않고 곧장 연설을 한 것을 두고 지난 6월 한 누리꾼의 '예언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잦은 의전 실수로 구설에 오른 윤 대통령이 복잡한 의전으로 유명한 군대 행사에서 실수할 것이란 전망을 담은 글은 게시 후 2일까지 4,000여 회 이상 재인용됐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날 행사에서 도열한 장병들에게 '열중쉬어' 명령을 내리지 않아 실수 논란이 제기됐다. 통상 국군의날 행사에서 대통령이 기념사를 할 경우 제병지휘관이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후 기념사를 외친다. 대통령은 제병지휘관의 경례를 받고 '부대 열중쉬어'를 명령하면 제병지휘관은 도열한 장병들을 향해 '열중쉬어'를 구령한다. 하지만 전날 행사에서 윤 대통령은 명령을 뛰어넘었고, 이에 제병지휘관인 손식 육군 소장이 이를 대신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사전에 국군의날 행사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채 단상에 올라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대통령들의 국군의날 행사를 비교한 영상도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군 복무를 하지 않은 윤 대통령을 거론하며 이날 구령 생략을 예고한 듯한 3개월여 전 트위터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누리꾼은 '대통령의 빅실수는 국군의날 행사에서 터질 것'이라며 '군대 다녀온 사람도 헷갈리는데 안 다녀온 사람은 간단한 제식도 헷갈리기 때문'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예를 들어 통수권자가 깜빡하고 부대 열중쉬어를 안 하면 전군이 그대로 얼어붙어있게 된다'고 짚었다.
야당은 곧바로 공세에 들어갔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국군의날까지도 온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며 국군의날 행사 논란을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장병 경례 후 바로 연설을 이어가려고 하자 당황한 현장 지휘관이 대신 작은 목소리로 부대 열중쉬어를 했다"며 "연설 내내 장병들을 경례 상태로 세워둘 참이었는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도 해명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별도로 '부대 열중쉬어' 구령을 하지 않아도 제병지휘관은 스스로 판단해 '부대 열중쉬어' 구령을 할 수 있다"며 "부대원들이 장시간 부동자세를 유지하는 등 불편은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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